느끼며(시,서,화)

카라바조 作 - 점쟁이

Gijuzzang Dream 2008. 1. 2. 21:06

 

 

 

 

[명화이야기] 사기꾼 · 도둑도 그림 속에 등장시키다


 

 

'점쟁이', 1596~1597년경, 캔버스에 유채, 99x131,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21세기 첨단 과학으로도 알 수 없는 것이 미래다.

그러기에 새해가 되면 가장 바쁜 직업 중 하나가 점술가다.

점술가는 역사 이래 오래된 직업 중에 하나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궁금증과 미래를 예측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앞날을 설계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점술가를 찾고 있다.

하지만 점술가라고 해서 불투명한 미래를 확실하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예측이 맞으면 좋고 틀려도 그만이라는 식이다.

미래에 대한 책임이 그들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점술가를 처음으로 그림에 등장시킨 화가는 카라바조다.

서민들의 일상을 그린 카라바조는 그림에 처음으로 사기꾼이나 도둑을 등장시켰다.

그런 테마는 그 이전에는 볼 수 없는 주제였다.

카라바조(Caravaggio, Michelangelo Merisi da, 1571~1610)의 ‘점쟁이(여자 점쟁이)’는

여자 점쟁이에게 젊은 남자가 손금을 보고 있는 장면을 표현한 작품이다.

통속적인 주제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카라바조는 길거리에서 일어난 사건이나 서민들의 생활상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그는 당시 일반적으로 화가들이 표현한 인물들과는 거리가 먼

개구쟁이, 사기꾼, 집시들, 그밖에 온갖 인물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에서 집시 여인은 젊은 남자의 눈치를 보면서 그의 손을 잡고 있다.

부유한 남자는 여인에게 손을 맞긴 채 호기심에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여인은 손금을 보는 것이 아니라 능숙한 손놀림으로 남자의 반지를 빼고 있다.

젊은 남자는 반지를 빼는 여인의 손길을 느끼지 못한다.

치마를 한쪽 어깨에 매달아 입고 있는 점에서 작품 속 여인이 집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독특한 차림을 한 집시들이 행인들에게 점을 봐주고 돈을 받았다.

그 당시 이런 차림의 여자들은 이집트 여자라고 불렀다.

깃털 달린 모자와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자는 부유한 귀족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귀족의 상징인 칼을 차고 있다.

허리에 손을 대고 있는 남자의 모습은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물질적인 부유함과 세상에 대한 자신감이 보인다.

이 작품에서 집시 여인은 젊은 남자에게 두 가지를 훔친다.

운명을 점친다는 거짓말로 돈을 훔치고 그것을 미끼로 반지도 훔친다.

카라바조는 이 작품에서

자연 속에 인물을 배치하는 방식이 아닌 인물을 강조하기 위해 배경을 생략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그는 길을 가다가 집시 여인을 불러서 그녀를 모델로 이 작품을 완성했는데

그가 처음으로 시도한 모델을 현장에서 찾아 그리는 방식은 다른 화가들에게 유행처럼 번졌다.

화가로서 경력이 16년밖에 안 되는 동안 카라바조는

도박과 술에 빠지고, 결투를 벌여 살인을 저지르는 등 파문을 몰고 다녔다.

그가 도피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꼈던 후원자 델 몬테 추기경의 도움 덕분이었다.
- 2008 01/01   뉴스메이커 756호
- 박희수/ 작가 · 아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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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쟁이는 예언자인가 사기꾼인가

 

  


운명이라는 것이 그리 녹록한 것이었던가.

신께서는 항상 시험에 들게 하시고 우리는 그 시험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무던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

살아 있다는 것이 축복인지 불행인지 잘 모르지만

일단 살아야 한다는 절대과제가 어깨를 지나 가슴에 돌덩어리처럼 누르고 있다.

 

어느 날 돌덩어리에 눌려 있는 인생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다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 툭 튀어나와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불투명안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가 대한 궁금하다.

인생에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자신의 앞날을 빨리 알고 대처하면 불행을 조금 피할 수 있다는 계산에 점쟁이를 찾아간다.

 

점쟁이를 찾아가 미래에 대해 확실하게 듣고 오면 좋겠지만

아무도 가보지 않는 미래를 점쟁이라고 해서 어떻게 알겠는가.

속 시원하게 듣지 못했기에 또 다른 점쟁이를 찾아 갈 수밖에 없다.

 

점은 소화제 역할보다는 정신과에 가깝다.

속이 뻥 뚫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해 아리송한 해석만 남길 뿐이다.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미래에 대한 예측 사업 즉 점은 엄청난 수익 사업 중의 하나다.

점을 보는 당사자의 미래가 슬라이드 필름처럼 보여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점지해 주는 점쟁이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점쟁이는 대충 넘겨짚어 이야기한다.

 

그 다음은 점보는 당사자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그 이야기를 토대로 점쟁이는 앞날을 이야기하면 되기에 사업을 쉽게 차린다.

 

 

카라바조의 ‘여자 점쟁이’

 

점은 사업이다

 

20대는 인생을 설계하는 시기다.

어떤 식으로든 시작해야만 하는 나이고 그것에 따라 인생 전체가 달라진다.

20대의 선택이 곧 후반부의 인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초조로 잠 못 드는 날을 보내고 있는 20대 청춘들이 앞날에 대해 가장 궁금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많이 앞날 투시전문가를 찾아가 상담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사기꾼이 먼저 앞에 나오는 것이 사업이다.

사기꾼은 초보를 감별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점쟁이는 똑똑한 척 하지만 어리벙벙한 20대를 상대하는 것이 가장 쉽다.

 

카라바조의 <여자 점쟁이>는

여자 점쟁이에게 젊은 남자가 손금을 보고 있는 장면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집시 여인은 젊은 남자의 눈치를 보면서 그의 손을 잡고 있다.

부유한 남자는 여인에게 손을 맡긴 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여인은 손금을 보는 것이 아니라 능숙한 손놀림으로 남자의 반지를 빼고 있다.

이 작품에서 젊은 남자는 반지를 빼는 여인의 손길을 느끼지 못한다.

 

이 작품에서 여인이 집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치마를 한쪽 어깨에 매달아 입고 있는 것때문이다.

그 당시 독특한 차림을 한 집시들이 행인들에게 점을 봐주고 돈을 받았다.

깃털 달린 모자와 화려한 옷차림에 귀족의 상징인 칼을 차고 있는 젊은 남자는

물질적인 부유함과 세상에 대한 자신감이 흐른다.

이 작품에서 집시 여인은 젊은 남자에게 두 가지를 훔친다.

운명을 점친다는 거짓말로 돈을 훔치고 그것을 미끼로 반지도 훔친다.

 

카라바조가 처음으로 그림에 사기꾼이나 도둑을 그림에 등장시켰다.

그는 종교화보다는 일상을 생활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을 더 선호했다.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졌던 그는 이 작품에서 배경을 생략한 채 인물의 행동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이러한 카라바조의 혁신적인 성향은 미술 혁명을 일으켜 그의 화풍을 따르는 화가들이 많았다.

- 박희숙의 명화읽기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