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이야기] 종교재판 부른 화가와 모델의 사랑 |
자신이 섹스를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남의 섹스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겁다. 더군다나 권력의 옷을 입은 섹스 이야기는 대중들에게 흥미를 제공하기에 비행기를 타고 빠르게 전파된다.
‘벌거벗은 마하’, 1799∼1800년경 캔버스에 유채, 97×190m,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소장
'옷 입은 마하', 1800-1803년경 Oil on canvas. 스페인 프라도미술관 소장(Museo del Prado, Madrid, Spain)
그림 때문에 섹스 스캔들이 일어나고 종교재판까지 한 작품이 프란시스코 데 고야(Francisco de Goya y Lucientes, 1746~1928)의 ‘벌거벗은 마하’다. 고야의 유일한 나체상인 이 작품은 그 당시 스페인의 전통적인 여성 이미지인 비너스라는 주제에서 벗어나 사실적으로 그려서 외설 시비를 낳았다. 마하의 등을 받치고 있는 레이스로 장식한 비단 쿠션과 그 당시 상류층에서 침대 대용으로 쓰고 있는 소파가 이 작품의 모델이 상류층임을 암시한다. 벌거벗은 수치심을 보이기보다 당당하다. 고야는 모델의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배경 설명을 배제했다. 많은 남자와 염문에 휩싸일 정도로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인 그녀와 고야는 화가와 모델로 만나 사랑을 불태웠다. 화실에서 두 작품을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알바 공작부인은 이 두 그림을 나체 쪽은 밑에, 옷을 입은 쪽은 위에 겹쳐서 방에 걸었다. 평소에는 옷을 입은 쪽이 보이지만 그것을 떼어내면 같은 자세의 ‘벌거벗은 마하’가 나타나도록 했다. 당시 최고의 권력자인 고도이 재상의 소장품 목록에서부터다. 고도이는 이 작품을 자신의 비밀 전시실에서만 전시했는데 그림을 본 사람들이 대담하고 선정적인 이 작품을 보고 소문을 퍼뜨렸다. 세력가의 부인과 미천한 화가의 신분의 벽을 뛰어넘은 사랑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스페인 전역에 걸쳐 퍼진 악명은 종교재판까지 열리게 했다. 외설죄로 소환된 고야는 모델에 대해 함구했다. 결국 이 작품은 그 당시 스페인 정부의 제지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못했다.
이 작품에서 마하는 비단 허리띠와 금실로 수놓은 고급 구두를 신고 있고 외출할 때 입는 볼레로를 입고 있다. 마하가 입고 있는 옷을 통해 상류층 여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녀의 자세는 정숙한 상류층 여인의 모습이 아니다. 이 작품에서 마하는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알바 공작 집안에서는 추문을 떨쳐버리기 위해 100년 후 알바 공작부인의 무덤을 공개하기로 했다. 가문의 치욕을 떨쳐버리고자 했지만 화가와 모델 알바 공작부인의 관계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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