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 ‘화천’까지 세력권
집터에서 ‘등자’ 출토 이례적
ㆍ초기 백제 연구 획기적 사료
4대강사업
강원 화천군 발굴 현장에서 등자, 토기류 등 초기 백제사 연구에 획기적인 유물들이 추가로 대량 출토됐다.
주로 무덤에서 출토되지만 집터 유적에서 확인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초기 백제시대 유물들의 추가 발굴은 한성백제(기원전 18~기원후 475년)가
기존 연구와 달리 이미 화천 일대까지 진출했을 가능성을 높여 고고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예맥문화재연구원(원장 정연우)은
화천군 원천리 42-1 일대 강변 충적대지에서 등자와
초기 백제시대 주거인들의 일상생활상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다양한 토기류 · 집 관련 유물 등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최병현 교수(숭실대)는 “무덤에서만 주로 나오던 등자가 집터에서 출토되어 아주 흥미롭다”며
“등자 출토는 이 유적 거주인들이 적어도 4세기 후반까지는 여기 존속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권오영 교수(한신대)는 “등자는 대부분 위계가 높은 이의 무덤에서 나왔다”며
“당시 기마풍습의 확산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적에서는 특히 여자형(呂字形) 또는 철자형(凸字形) 집터 내부에 설치된 부뚜막 주변에서
저장용, 조리용 등 다양한 종류의 토기들이 양호한 보존상태로 확인됐다.
또 화재로 쓰러진 집의 벽체와 지붕 관련 유물들도 많아 당시 일상생활상을 보여준다.
- 부뚜막 주변에서 발굴된 저장용, 조리용 등 다양한 종류의 토기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제공)
토기들 가운데는 전형적인 한성백제 시대 유물로 분류되는 손잡이가
예맥문화재연구원 심재연 조사부장은
“부뚜막 옆에 나란히 놓인 토기들과 벽체, 지붕 유적은
이르면 3세기, 늦어도 4세기 당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당시 생활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이번 발굴의 주요한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초기백제 시대로 추정되는 집터와 출토 유물들로 한성백제가 이곳까지 진출했음을 단정하기엔 이르다”며
“집터가 한성백제의 집터와 비슷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조금씩 다르고,
토기류도 물건만 전해진 것일 수도 있어 학계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대강(북한강) 관련 공사 뒤 연꽃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이 유적지에서는
지난달 한성백제시대로 추정되는 집터 136곳, 청동기시대 집터 20여 곳, 각종 목재류 등이 확인된 바 있다.
- 2010-10-04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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