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 떠나고(답사)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Gijuzzang Dream 2010. 9. 30. 08:10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에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다.

빼어난 자연을 배경으로 들어선 고풍스러운 옛집,

그리고 그들과 합일치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울림이 그러하고,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의 정감어린 화음 또한 그러하다.

양동마을은 또 어떤가. 500년 동안 품어온 옛 사람의 향기가 스며있는 곳이다.

옛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전통과 문화를 면면히 이어온 양동마을에서는

500여 년의 ‘살아있는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이 두 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

 

 

옛 내음 물씬 풍기는 양반의 古



 

 

 

비 개인 오후의 하회마을은 한 폭의 그림이다.

한껏 초록빛을 내뿜으며 마을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산, 눈부시게 빛나는 하늘 아래 펼쳐진 텃밭.
그 너머로 옹기종기 모여든 크고 작은 고택들이 자아내는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우리나라 최대의 강줄기인 낙동강 이 S자 모양으로 감싸 안고 흐르는 연화부수형의 하회(河回)마을.
‘물이 빙 돌아나간다’는 뜻으로 ‘물도리동’ 이라고도 한다.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여 년 간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 동성마을로,

와가와 초가가 오랜 역사를 간직한 채 잘 보존되어 있어 마을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가치가 높다.

또한 하회별신굿탈놀이, 선유줄불놀이 등의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등이 현재까지도 잘 계승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하회마을은 얼마 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한 것이다.

 

고샅길을 따라 본격적인 마을 구경에 나서보자.

하회마을의 참 멋은 바로 울퉁불퉁한 돌을 그대로 쌓아올린 흙돌담과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길을

걸어 보는 것이다. 마을의 속내를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샅길을 따라 거닐다보면 솟을대문 안쪽의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나오는가 싶더니,

금세 키 작은 초가집이 고개를 불쑥 들이민다.

 

하나의 공간에서 양진당, 충효당, 북촌댁, 하동고택 등의 양반가옥인 기와집과

상민들이 살았을 초가집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사이좋게 들어서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흙담장 너머로 능소화가 소담스럽게 피었다. 그 아래 개울에는 졸졸졸 맑은 물도 흐른다.

초가집 마당에는 붉은 고추가 햇볕에 말라가고 있다. 평화로운 고향마을의 정경이 눈 한가득 담긴다.

툇마루에 내려앉은 햇살에도, 뺨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소리에도 멋이 넘친다.

하회마을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고(古) 건축의 박물관’ 이라고 할수 있다.

조선시대 초기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고택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건물은 양진당과 충효당.

먼저 풍산 류씨의 대종택인 양진당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조선 전기 가옥이다.

또한 하회마을에서는 와가 중 유일한 정남형집으로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양진당 맞은 편에는 서애 류성룡이 세상을 떠난 후

평생을 나라와 백성을 위하며 청백하게 지내던 그의 덕을 추모하여

문하생과 유림에서 건립한 충효당이 있다.

그 외에도 전형적인 조선시대 양반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북촌댁과 주일재를 비롯해

130여 채의 고택에는 지금도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다.

 

 

또 하회마을의 볼거리 중에서 삼신당 신목을 빼놓을 수는 없다.

수령 600여년이 되는 느티나무로 마을의 신이 깃들어져 있는 곳이다.

그래서 매년 정월 대보름에는 이곳에서 마을의 평안을 비는 동제를 지낼 뿐만 아니라,

하회별신굿탈놀이라는 하회마을의 가장 큰 놀이판이 벌이지기도 한다.

 

충효당을 지나 낙동강을 바라다 보이는 둑을 거닐다보면 울창한 솔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만 그루의 소나무가 있다하여 이름 붙여진 만송정이다.

풍수지리적으로 마을의 서쪽의 지기가 약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성한 일종의 비보림으로

하회마을 선비들의 풍류놀이였던 선유줄불놀이가 펼쳐지는 무대이기도 하다.

만송정 바로 앞에는 하회의 절경 중에 절경, 부용대가 우뚝 솟아있다.

64m 높이의 절벽으로 부용은 연꽃이라는 뜻이다.

부용대 위에서 하회마을을 바라보면 낙동강 물이 하회마을을 멋지게 휘감아 흐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경북 경주 양동마을

 

산자락 골골마다 들어찬 500년, 반촌의 향기

 

 

 

양동마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반촌으로,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 등 두 집안이 서로 협조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오랜 역사를 이어온 유서깊은 전통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될 만큼 온갖 귀중한 문화재도 넘쳐난다.

 

특히나 양동마을은 마을의 뒷배경이자, 주산인 설창산의 문장봉에서 산등성이가 뻗어내려

네 줄기로 갈라진 등선과 골짜기가 물(勿)자형의 지세를 이루고 있는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산과 물이 마을을 잘 감싸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

그래서인지 10여리에 펼쳐진 안강 평야의 주인이 모두 양동마을 사람이라고 했을 정도로 대대로 풍족했다.

그 넉넉함은 자손들의 교육에 아낌없이 힘을 쏟을 수 있게 했을 터.

그 덕에 월성손씨인 손소 선생을 비롯해,

이조판서를 지낸 우재 손중돈 선생과, 회재 이언적 선생 등 훌륭한 현인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마을에는 수많은 조선시대의 상류주택을 포함해 옛 명문대가의 영광스러운 자취와 선조들의 삶이 배어있는 와가, 상민들이 살았을 고즈넉한 초가 등 160여 호가 한 폭의 그림처럼 들어앉아있다.

마을의 거의 모든 가옥들에는 실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말 그대로 ‘살아숨쉬는 박물관’ 인 셈이다.

 

양동마을의 특이한 점은 바로 가옥의 위치에 있다.

평평한 땅에 자리 잡은 다른 민속마을과는 달리 양동마을은 높고 낮은 지세에 따라 가옥이 들어서있는데, 마을의 높은 곳에는 양반가옥이, 낮은 지대에는 하인들의 가옥이 양반가옥을 에워싸고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예전 양반댁 일을 돕던 외거의 하인들이 주변에 살면서 생겨나게 된 구조라고 한다.

 

가옥들의 배치 또한 듬성듬성하다.

골짜기마다 산능선마다 깊이 숨겨져 있어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가까이 접근해야만 비로소 하나둘 그 모습을 드러내니

마치 비밀의 정원에 한발 한발 다가가는 기분마저 든다.

마을 앞마당에는 백련과 홍련이 연꽃향기를 뽐내고,

언덕에 피어난 노란 코스모스의 진한 향기에 벌과 나비가 쉬지 않고 드나든다.
초가 지붕에는 호박넝쿨이, 마당에는 붉은 고추가 뜨거운 햇볕과 바람에 바짝바짝 말라가고 있다.

빨래줄에 걸린 형형색색의 옷가지들은 마치 춤을 추듯 흩날린다.

사람과 자연의 조화 속에서 인간이 만들어 놓은 건축물들이 자연의 뜻에 거스르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 바로 양동마을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마을을 찾았다면 꼭 둘러봐야할 가옥들이 있다. 바로 보물로 지정된 고택들이다.

 

먼저 만나게 되는 보물은 관가정.

정충비각을 지나 언덕으로 오르면 세월의 깊이가 물씬 풍기는 건축물이 나온다.

곡식이 자라는 모습을 보듯이 자손이 커가는 모습을 본다는 뜻을 가진 관가정이다.

과연 관가정 누마루에 오르니 기름진 안강 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래쪽에는 하인들의 거처였던 4~5채 가량의 초가를 볼 수 있는데, 지금은 손씨 후손들이 살고 있다.

구름 모양의 누마루도 예쁘다. 땀을 식히며 잠시 쉬었다 가기에 좋다.

 

99칸의 위용을 자랑했던 향단도 주목해 볼거리다.

향단은 이언적이 경상관찰사로 부임할 때 그의 모친의 병환을 돌볼 수 있도록 중종이 목재를 하사해 지은 집으로, 지금은 56칸만 남아 있다.

 

산새소리 정겨운 마을 뒤 숲길을 걷다보면 두 개의 보물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양동마을의 두 성씨를 대표하는 가옥인 무첨당과 서백당이다. ‘조상에서 욕됨이 없게 한다’ 는 뜻의 무첨당은 회재 이언적 선생의 부친인 성균생원 이번 공이 살던 집으로, 1460년경에 지은 여강 이씨의 종가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마치 비밀정원으로 들어가는 듯 그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사랑채의 날아갈 듯한 처마와 정밀하게 조각된 난간 등이 세련된 솜씨의 주택임을 보여준다.

무첨당 오른쪽 벽에는 대원군이 집권 전에 이곳을 방문해 썼다는 죽필인 좌해금서(左海琴書)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영남의 풍류와 학문’ 이라는 말인데, ‘무릇 선비란 풍류를 알고 책을 읽어야 한다’ 는 뜻이 담겨 있다.

 

대쪽같은 선비정신 새겨진 서백당 무첨당이 이씨의 종택이라면,

산중턱에 자리잡은 서백당은 손씨의 종택이다.

규모와 격식을 갖춘 대가옥으로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택으로 손꼽힌다.

서백당은 ‘하루에 참을 인(忍) 자를 백번 쓴다’ 는 뜻으로 대쪽같은 선비정신이 오롯이 배어 있다.

설창산의 혈맥이 집중된 곳인 서백당은 예부터 삼현지지(三賢之地)의 명당으로도 알려져 왔다.

세분의 현인이 나는 땅이란 이야기다.

실제 청백리인 손중돈 선생과 동방 5현에 꼽히는 회재 이언적 선생이 모두 이 곳에서 태어났다.

이후 남은 1명의 인물이 손씨여야 한다며 손씨 집안에선 며느리 출산 때는 방을 내줘도

딸에게는 허락하지 않는단다. 두 현인은 이미 태어난 셈이다.

마을사람들은 언젠가 나타날 한 명의 현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도 마을에는 손소영정, 낙선당, 근암고택, 두곡고택, 심수정을 비롯해 많은 볼거리가 즐비해 있다.

여유가 된다면 마을 아래 아랫말진사댁, 흙담초가집, 남산댁 등 전통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옛 것에 대한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 하회마을

하회마을 내 옥연정사(054-857-7005)와 하동고택(054-853-3776), 번남고택(054-852-8550), 북촌댁(019-228-1786) 락고재(054-857-3410) 등이 있다.

마을관광안내전화 054-852-3588/ 문화관광해설, 통역안내 054-840-6974
 

● 양동마을

양동마을 내에 있는 남산댁초가(054-762-4418), 우연제(054-762-8096), 흙담초가집(054-762-8444), 이향정(054-762-4195)

양동마을(정보화마을) 070-7098-3569

 

- 2010-08-30  한국관광공사

- 글, 사진 : 손은덕 한국관광공사 U-투어정보팀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