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비운의 덕혜옹주 황실복식 국내 최초 공개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조사보고서 발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992년부터 추진하는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8년, 2009년 2차에 걸쳐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한국문화재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로 발간했다.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은 일본의 복식 교육과 연구를 위한 실물 자료의 수집, 전시를 목적으로
1979년 개관된 곳으로, 전체 소장품은 약 2만여 점으로 대부분 복식관련 자료이며,
이 중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중반대의 한국 복식관련 자료가 2백여 점 포함되어 있다.
그 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의 막내딸인 덕혜옹주(德惠翁主. 1912~1989)가
황실에서 착용했던 복식과 생활용품 50여 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덕혜옹주의 유품이 이 박물관에 소장되게 된 것은
소 타케유키(宗武志) 백작이 덕혜옹주와 이혼한 후 조선왕실에서 보내었던 혼례품을 비롯한
그녀와 딸 정혜의 한복과 생활품들을 돌려보냈고, 그것을 영친왕부부가
도쿠가와 요시치카(德川義親, 1886-1976) 선생이 학장으로 있던 문화학원에 기증함으로써
이후 복식박물관이 소장하게 되었다.
덕혜옹주는 고종황제의 막내딸로 1912년 태어났지만 12살 어린나이로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
열아홉살에 일본 대마도주의 후예인 소 다케유키백작과 결혼했다.
1945년 일본의 패전으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지고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여 정신병원에 입원했으며,
또 여기에 겹쳐 외동딸(정혜, 正惠. 일본명 마사에)의 실종을 겪으며 곤궁한 생활을 한
한·일 양국간의 불행한 역사의 희생자였다.
1962년 국내로 돌아와 창덕궁 낙선재에서 생활하다 1989년에 한 많은 생을 마쳤다.
이 박물관에 소장된 덕혜옹주의 복식은
그녀가 착용한 당의 · 대란치마 · 스란치마 등의 예복을 비롯해, 단속곳 · 너른바지 · 두루주머니 등
옹주가 착용하고 사용하던 복식과 주칠화장경대 · 오얏꽃문장이 시문된 은수저와 금박수저집 등
대한제국기 황실의 복식문화를 엿볼 수 있으며,
이는 영친왕과 영친왕비의 복식들과도 필적할 만하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복식박물관에는 덕혜옹주의 유품 이외에도 고대 귀걸이와 단소화한 저고리와 색동하이힐 등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중반까지의 복식유물 등이 포함되어 있어
근대 서구문물의 유입에 따른 복식의 변화과정을 살펴 볼 수 있다.
덕혜옹주가 착용한 당의
문항라(紋亢羅), 20세기, 길이 97.5cm, 폭 21.8cm, 허리 73×6cm
이 당의는 덕혜옹주가 돌 때 입었을 것으로 추정
덕혜옹주 남색대란치마
20세기 전반, 길이40cm, 화장34cm, 진동12.3cm, 뒷품23.5cm
덕혜옹주 겹스란치마
홍색 생고사, 20세기전반, 길이 63cm, 폭 175cm, 허리 59.5×6cm
덕혜옹주 너른바지
20세기 전반, 길이 68cm, 허리둘레 63cm, 바지통너비 40cm
너른바지는 의례용 복식을 입을 때 단속곳 위에 덧 입는 속옷
덕혜옹주 단속곳
20세기 전반, 길이 61.5cm, 허리둘레 52cm
단속곳은 치마 바로 아래에 입던 속옷
덕혜옹주 까치두루마기
20세기전반, 길이 65.5cm, 화장 42cm, 뒷품 37cm
까치두루마기는 조선시대에 까치설날에 착용하던 어린이용 오색두루마기를 말하는 것으로,
주로 명절이나 돌(생일) 때 입힌다.
덕혜옹주 두루주머니
20세기, 길이 9cm, 너비 13.5cm
분홍색 문단으로 만든 두루주머니로, “염낭(夾囊)”이라고도 함,
십장생무늬를 수놓아 우리나라 전통기법을 잘 살렸다.
주칠화장경대
20세기 전반, 길이 34cm, 너비 25cm, 높이 32.5cm
주칠경대 서랍 속에 ‘李家에서 德川樣’에게 보낸 기증에 관한 내용을 쓴 서한과
경대에 들어 있던 물품목록이 들어 있다.
오얏꽃문장이 시문된 은수저와 금박수저집
20세기 전반, 길이 36.5cm
방한모의 일종인 남바위
20세기 전반, 길이 40cm, 너비 26cm
한복 아래 신던 여성용 하이힐
20세기중반, 길이 24cm, 너비 8cm, 높이 12.5cm
- 2010.08.05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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