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주짱의 하늘꿈 역사방

찾아 떠나고(답사)

전주 경기전

Gijuzzang Dream 2009. 12. 23. 03:53

 

 

 

 


 

추억은 가을을 타고

 

저 만치 한옥모양의 커다란 문이 서울에서 오는 그녀를 맞았다. 그 곳은 전주로 들어가는 문이다. 톨게이트마저 한옥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그 새로움은 시내의 버스 정류장 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버스 정류장의 모습도 한옥이다. 어쩌면 이제는 드물어 보기 힘든 전통 한옥의 모습이 전주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전통 가옥이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여전히 빛을 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녀에게 친숙한 남도, 그리고 전주는 특별한 인연이 많다. 중학교 시절 전주대사습놀이 대회에서 1등을 했던 기억부터 그녀의 소중한 취미인 다도와 친숙한 곳. 이런 곳이 전주였고, 방문할 때마다 고향을 방문한 듯한 친숙함이 있었다.

올해도 전주에서는 여전히 경기전과 맞닿아 있는 한옥마을에서 ‘전통차문화축제’가 열렸다. 오랜 세월 동안 동참했던 그녀는 올해 이 행사에서 사회를 보게 되었다. 형식을 차리는 데 급급한 차 문화가 아니라 종합예술로서 다도를 바라보는 그녀. 그녀는 오늘도 그렇게 편할 수 없다는 우리네 한복을 입고 전주를 찾았고, 전주의 중심에 있는 옛 역사를 느끼기 위해 경기전(사적 제339호)을 방문했다.

“전주는 우리에게 소중한 도시예요. 현재의 도시 속에 전통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지요. 전통은 옛것에만 묻혀있으면 안되거든요. 현재와 어우러진 또 하나의 문화로 새로워져야 해요.”

    

도심 속 경기전

 

“도시 한복판에 옛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문화재가 있다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해요. 방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이렇게 쉽게 찾아와 볼 수 있다는 것이 경기전의 매력이지요.”

 

경기전은 왕조의 발상지를 전주로 보고 세운 전각으로 태종이 태조의 어진을 봉안하고 제사하는 곳이었다. 건물은 정유재란 때 소실되었는데 광해군 때에 중건하였다.

경기전은 왕들이 직접 살았던 궁은 아니었지만 왕의 어진이 봉안된 곳이므로 방문하는 사람들은 타던 말에서 내려 예를 갖추어야 했다. 경기전 앞에는 그것을 의미하는 하마비가 세워져 있다. 하마비를 거쳐 경기전 안으로 들어가면 정전(보물 제1578)이 나온다.

이 나라의 역사 중 가장 오랫동안 왕조를 지켜온 조선 역사의 주역들 모습이 정전에 모셔져 있다. 특히 태조의 모습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에 보기에도 위엄이 여전히 서려 있었다.

 



“오래된 것들에 대해서는 그저 지금까지 있어 준 것 만으로도 고맙고, 방치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있어요. 우리나라는 훌륭한 문화자원들이 많은데 더욱더 관심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경기전의 실제 모습은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방대한 경역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일제시대에 왕의 ‘기氣’를 끊으려는 일제의 만행이 경기전의 모습을 많이 훼손했었다.

 

이제는 경기전에서 조선시대 왕들의 어진을 모신 정전과 태조 이씨 시조의 위패를 모신 조경묘가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정전의 왼쪽 편에는 실록각이 있는 데 옛 전주사고 터에 복원한 건물이었다. 서책을 보존하기에 알맞은 실록각은 비록 당시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복원을 통해 우리에게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모습이, 한옥의 모습 재현을 위해 노력 하는 전주의 모습과 닮아있다.

 

“이곳은 뿌리를 찾는 것이 자연스러운 곳이에요. 옛 문화를 지나치지 않고 화려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이곳의 큰 장점이에요.”

 



 - 글 · 김진희 / 사진 · 최재만

 - 월간문화재사랑, 200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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