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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미술관 - 지네브라 데 벤치의 초상/ 산보-파라솔을 든 여인

Gijuzzang Dream 2009. 12. 17. 07:33

 

 

 

 

 

 

 

 워싱턴 미국 국립미술관의 소장품들

 

 

 

 

최고의 미술품 수집한 미국 국립미술관

 

워싱턴에 있는 미국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은 개인의 노력에 의해 설립된 미술관으로,

전형적인 미국적 사고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피츠버그 출신 기업인 앤드루 멜런(Andrew William Mellon, 1855~1937)은

재무장관과 주영대사를 지내면서 워싱턴에 국립미술관이 없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후 멜론은 1931년 러시아 에르미타쥬(Hermitage) 미술관으로부터 유럽의 거장들의 작품 21점의

걸작을 수집하면서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최고의 수준의 미술품 수집하는 것에 사용하기로 한다.

멜런은 1936년 ‘미국 국민들에게 공개한다’는 조건으로

소장품과 미술관 건립을 위한 기금까지 국가에 기증함으로서 국립미술관에 성립되기에 이르렀다.

그 이후 국가는 멜론의 소장품을 전시할 목적으로 건축가 존 러셀 포프(John Russell Pope)에게

미술관 설계를 의뢰했으며,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이 완성된 1841년 공식적으로 개관한다.

미국 국립미술관이 미국 내에서도 걸작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명성이 높은 것은

멜론이 수집품을 기증하면서 ‘이후의 수집품들도 같은 수준의 작품만 소장해야 된다’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멜론의 유지를 받아들인 미국 국립미술관은

12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미술품을 수집하는데 열정을 쏟아 부었다.

 

 

 

 

 

 

 

<지네브라 데 벤치의 초상(Portrait of Ginevra de Benci)>

미국이 유일하게 소장한 다빈치의 작품



미국 국립미술관은 본래의 건물 서관에서는 12세기부터 19세기까지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1978년 개관한 동관에서는 현대 미술 작품 위주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는데,

국립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3만점 넘는 미술품 가운데

미국 미술관 중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의

작품이 있는데, <지네브라 데 벤치의 초상(Portrait of Ginevra de Benci)>이다. 

<지네브라 데 벤치의 초상>

1478∼1480년경, 나무판에 유체와 템페라, 38×37 


 

이 작품은 17세의 지네브라 결혼 기념 초상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완성한 4점의 여인 초상화 중

가장 초기 작품으로, 1967년 수집되어 미국 국립미술관의 중요 소장품이 되었다.

로뎀나무(노간주나무) 덤불이 화관처럼 지네브라의 머리를 둘러싸고 있으며

덤불은 뒤에 있는 배경을 가리고 있다. 지네브라의 상체는 약간 대각선으로 기울어져 있지만

얼굴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대각선으로 기울려져 있는 상체는 창백한 얼굴과 대조를 이루며 작품의 역동성을 주고 있다.

플랑드르 회화에서 영향을 받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나무와 인물을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작품에서 로뎀나무덤불은 인물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인물의 미덕을 상징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어로 ‘지네프로(ginepro)’는 로뎀나무를 뜻하는데

모델 이름인 ‘지네브라’와 발음이 비슷하다.

또한 로뎀나무는 평범하지 않은 초상화 뒷면의 그림과 연결되어 있다.

다빈치는 지네브라의 미덕을 강조하기 위해 뒷면에 그림을 그렸다.

당시 뒷면의 그림은 초상화 앞면을 반영하는 하나의 표현 방식이었다.

<지네브라 데 벤치의 초상> 뒷면 


검은 바탕에 붉은색 점이 있는 배경에

월계수 잎사귀와 로뎀나무 가지, 종려나무 가지가 글이 쓰여 있는 물결치는 화관과 연결이 되어 있다.

반암 대리석을 모조한 붉은색의 배경은

지네브라 초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미덕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미덕의 ‘영구성’을 상징한다.

화관의 띠와 연결된 월계수와 종려나무 잎사귀는

이 작품을 주문한 벰보(Bembo) 가문의 문장과 관련이 있으며,

화관 가운데 뻗어 나온 로뎀나무는 지네브라의 이름과 자비로움 그리고 성실한 미덕을 암시하며,

늘 푸른 월계수는 벰보 가문과 시인으로 칭송받고 있던 지네브라의 열정을 의미한다.

또한 종려나무 잎사귀는 전통적으로 덕을 상징한다.

화관에 ‘미는 덕을 장식한다’라고 써넣은 글귀는 덕을 상징하는 식물줄기와 연결되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뒷면에 글과 식물을 그려 미와 덕의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초상화에서 드러낸 지네브라의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 작품은 그가 그린 최초의 비종교적이고 세속적인 작품으로,

구태의연한 표현 방법에 의존했던 베로키오 방식을 버리고 플랑드르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중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산보 - 파라솔을 든 여인(The Stroll - Woman with a Parasol)>


거친 붓 터치로 자연의 생동감을 표현하다

미국 국립미술관 19세기 미술 전시실에서는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상주의 걸작들 중 당시의 중산층의 현실을 그린 작품이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산보 - 파라솔을 든 여인(The Stroll - Woman with a Parasol)>이다.

 

<산보- 파라솔을 든 여인>

1875년, 캔버스에 유채, 100×81 


 

이 작품에서 모네는 아내 카미유(Camille)와 아들을 모델로 파리 중산층의 일상을 그렸다.

작은 파라솔을 들고 긴 스커트를 입고 산책하는 여성의 모습은

당시로서는 매우 현대적인 광경으로 동시대의 패션지 삽화에도 등장한다.

노란색 꽃이 출렁이는 언덕 위에서 카미유는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녹색의 파라솔을 들고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으며,

모자를 쓴 아들 장(Jang)은 어머니와 떨어져 서 있다.

청명한 하늘을 강조하고 있는 녹색의 파라솔은

언덕의 노란 꽃과 연결되어 화면에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모네는 이 작품에서 거친 붓질로 야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에너지를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고 있다.

그는 바람을 불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거친 붓 터치를 사용해 구름을 표현했으며

카미유의 스커트의 주름은 바람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이 작품은 아르장퇴유(Argenteuil)에서 모네 가족의 일상을 담은 것으로,

파리 시민의 주말 휴양지로 유명한 아르장퇴유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이상향이 되었다.

- 박희숙, 서양화가, 미술 칼럼니스트

- 2009.12.16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