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국립 미술관의 작품들
헝가리 옛 왕궁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국립미술관은 부다페스트 시와 다뉴브 강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에 있다. 국립미술관이 아름다운 부다페스트 시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은 부다 왕국을 건설한 벨러 4세가 다뉴브 강변 언덕에 요새를 겸한 성을 지었기 때문이다.
후에 헝가리가 오스트리아 제국과 합병한 뒤에 합스부르크 왕가가 세 채의 날개 건물을 가진 바로크 양식의 왕궁을 지어 머물렀다. 두 개의 날개 건물 사이와 둥근 지붕이 있는 성을 증축하면서 현재 부다 왕궁의 완성되었다.
이후 부다 왕궁은 제 2차 대전 중에 거의 파괴되었지만 1955년 왕궁을 다시 건축해 루트비히 재단의 현대 미술관과 역사박물관, 도서관이 들어섰다.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미술관으로 연결된 케이블 철도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철도로 일반인들은 1870년부터 케이블을 타고 갈 수 있었다. 소장품의 역사는 15세기부터다. 부다 왕국의 마차시 왕은 이탈리아에서 선물 받은 귀중한 예술품을 전시하는 특별 전시실을 만들 정도로 예술품 수집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하지만 그의 특별한 예술품들은 사후에 터키의 침략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지고 일부만 남게 되었다. 그 이후 귀족들에게 기증받은 작품들이 토대가 되어 국립미술관으로 개관하게 되었다.
새장에 갇힌 여인의 마음
엘 그레코의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다. 개종하려는 순간의 막달레나를 표현한 이 작품은 국립미술관의 소장하고 있는 작품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약혼자에게 버림받고 매춘부가 되었지만 어느 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죄를 용서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생활하는 여인, 간음한 여인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6세기경부터는 세 인물이 동일시되어 죄를 용서받은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가 승천한 후 광야 동굴에서 살면서 평생 자신의 삶을 회개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복음을 선교하며 살았다. 막달라 마리아 앞에 있는 책 위에는 해골이 놓여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생활을 멀리하고 회개한 삶을 나타내고 있다. 화면 왼쪽 향유 병은 개종하기 전에 창녀였던 막달레나를 상징하며 믿음의 길로 들어서는 결심한 후 세속적인 행복을 버렸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작품에서는 죽음에 대한 은둔자의 명상을 암시한다. 해골 위에 손을 얹고 있는 막달레나의 행동은 세속적인 삶이 끝났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골과 긴 머리카락은 막달라 마리아의 도상학적 상징물이다. 화면 왼쪽 두 개의 섬이 보이는 풍경과 베네치아 풍의 화병은 이 작품의 배경이 베네치아임을 나타낸다. 티치아노의 영향을 받아 제작한 것으로 화면 전면에 크게 부각되고 있는 인물과 가운데 손가락과 네 번째 손가락을 붙여서 표현했다. 또한 배경의 풍경도 티치아노의 그림에서 일부 차용한 것이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로마 시절의 제작된 것으로 후에 그는 스페인에서 활동하면서 같은 주제로 다시 제작했다. 후기의 작품과 이 작품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막달라 마리아의 가슴이다. 이 작품에서는 한쪽 가슴을 드러내고 있지만 스페인 작품은 성녀의 이미지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티치아노를 비롯한 거장들 때문에 자신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막강한 군사력과 자금이 풍부한 스페인으로 이주한다. 엘 그레코는 톨레토에 살면서 가톨릭 교구 전통에 어긋나지 않는 종교화를 제작해 성공한다. 하지만 그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가식적이고 과장된 것으로 간주되어 비난을 받기 시작하면서 미술사에서 잊어졌지만 1900년부터 그를 추종하는 피카소나 잭슨 폴락 등 모더니즘 작가들과 미술 평론가들에게 재조명되었다.
2. El Greco. Mary Magdalen in Penitence. c. 1577. Oil on canvas. 108×101cm Worcester Art Museum, Worcester, Massachusetts, USA.
3. El Greco. Mary Magdalen in Penitence. c. 1580-1585. Oil on canvas. 104x85cm, Nelson Gallery-Atkins Museum, Kansas City, Missouri, USA.
4. El Greco. Mary Magdalen in Penitence with the Crucifix. c. 1585-1590. Oil on canvas. 109x96cm, Musée del Cau Ferrat, Sitges, Spain
5. El Greco, The Penitent Magdalene 1603~1607년, oil on canvas, 118x105cm, Bilbao, Felix Valdés Izaguirre Collection
강한 대비 이루는 <새장을 들고 있는 여자>
헝가리 국립미술관은 헝가리 출신 화가들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데 헝가리 화가들은 특히 19세기부터 활발하게 활동을 펼쳐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화가들이 등장한다. 헝가리 출신의 화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던 대표적인 작가가 요세프 리플 로노이(Jozsef Rippl-Ronai)이다. 그는 헝가리 정부의 장학금을 받고 파리에서 나비파로 활동했다. 국립미술관은 리플 로노이의 대표작 <새장을 들고 있는 여자>을 소장하고 있다. 새장 속에 있는 카나리아와 눈을 맞추기 위해 몸을 살짝 굽히고 서 있다. 서 있는 그녀 뒤로 어두운 청색의 큰 소파가 놓여 있고 나무 의자가 벽에 붙어 있다. 밝은 빛으로 표현한 여인의 얼굴, 손, 새장은 어두운 실내 분위기와 강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가 즐겨 그렸던 어두운 실내 풍경을 그린 것으로 여인의 외출복과 새장은 자유롭게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여인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 박희숙, 서양화가, 미술칼럼니스트, [명화산책] - 2009년 10월 06일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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