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주짱의 하늘꿈 역사방

하루하루~(일상)

차례상

Gijuzzang Dream 2009. 10. 1. 21:32

 

 

 

 

 

 

 

 차 례 상

 

생활지혜 듬뿍 담긴 영양식탁

 

 

 

 

 

“오월 농부, 팔월 신선”  “일년 삼백육십일이 더도 덜도 말고 팔월 한가위만 같으라”

 

오곡과 과일이 풍성해 마음이 넉넉한 계절인 팔월 한가위를

1년 중에서 가장 좋은 날로 생각한 우리 조상들이 한 말이다.
이렇게 좋은 날, 많은 사람들이 지내는 예가 있으니 이는 다름 아닌 차례다.

 

차례는 조상숭배 의례의 한 종류로 시제, 묘제, 기제와 달리 약식 제사다.

따라서 차례는 다른 제사와 달리 아침에 지내므로

촛불을 켜지 않고, 축문이 없으며, 술은 한 번만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례는 돌아가신 날에 제사를 지내는 조상, 즉 기제사를 지내는 조상께 지낸다.

조상의 제사를 모실 때 배우자를 함께 모시듯이 차례에서도 조상들의 배우자를 같이 모신다.

이를 합설(合設)이라고 한다.

 

차례 하면 복잡하고 지켜야 할 규칙도 많은 것으로 생각하나

그 유래와 원리를 가만히 살펴보면 조상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다.


음양오행 표현한 차례상

우선 차례 상차림을 보면 5열로 진설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각 열은 과거의 조상들이 먹어왔던 음식을 순서대로 표현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수렵, 채집시대에 먹었던 음식을 의미하는 제일 앞쪽의 과일과 둘째 줄의 나물과 채소,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먹었던 음식들인 전류,

농경시대에 들어서면서 먹었던 주식과 반찬을 의미하는 탕, 적, 메(밥), 갱(국) 등이

순서대로 올려진 것이다.

차례 상차림은 제수를 놓는 위치와 수가 그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주나 인간사회의 모든 현상과 생성소멸을 설명하는 음양오행설을 따르고 있다.

물론 음양오행설이 현대에는 과학적이다 그렇지 않다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과거 조상들이 차례 상차림속에서도 그네들이 생각한 일정한 규칙을 지키려고 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를 들어 차례상은 신위는 북쪽에 놓고,

생선을 놓을 때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에 놓는다는 일정한 방위 규칙을 갖고 있다.

또 땅에 뿌리를 두고 얻어진 음식은 음(陰)을 상징한다고 해서 종류의 수를 짝수로 맞추려고 했고,

그 이외의 음식은 하늘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해 양(陽)의 수인 홀수로 맞췄다.

 

 

이렇듯 일정한 규칙성을 갖고 있는 차례의 예를 한가지씩 살펴 보기로 한다.

1. 신위(神位) : 신위는 북쪽에 놓는다.

북쪽은 사람의 세계를 가리키는 북망산천에서 유래하기도 했지만 임금이 계신 상좌라는 의미도 있다.

2. 송편과 토란탕 : 추석에는 메(밥)대신 송편을 올려 놓는다.

이때도 갱(국)은 동쪽(오른쪽)에 메는 서쪽(왼쪽)에 놓는다.

이는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다름을 의미한다.

3. 떡 : 곡식으로 만든 먹거리 중 가장 정결한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제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이다. 차례상에는 송편만을 놓기도 한다.

4. 적 : 술안주로 사용되는 음식. 계적, 육적, 어적을 모두 놓거나 이 중 한가지만을 올려 놓는다.

하늘로부터 얻어진 음식이라 해 적과 전을 합해 양(陽)수인 홀수만큼 올려 놓는다.

5. 포와 생선 :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을 향해 놓는다.

이는 동쪽이 소생과 부흥을 의미한다는 음양오행설을 따른 대표적인 예이다.

6. 탕 : 어탕, 육탕, 계탕을 모두 올리거나 한가지만을 놓는다.

탕도 하늘로부터 얻어진 음식이라고 해 양(陽)수인 홀수만큼 올려 놓는다.

7. 삼색나물 : 귀함을 뜻하는 양(陽)수인 홀수의 나물을 올린다.

양념은 거의 쓰지 않는데 이는 양념이 발달하기 전인 오랜 옛날부터 이렇게 만들었다는 이유와 함께

자연의 맛에 가깝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8. 대추, 밤, 감, 배 : 제일 앞줄에 놓는 과일은 땅으로부터 얻은 것으로 음(陰)수인 짝수 종류를 놓는다.

한 제기에 올리는 과일의 양은 귀함을 뜻하는 양(陽)수인 홀수만큼 놓는다.

9. 향 : 주변 환경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해온 향은 오랜 예날부터 신성을 상징했다.

영혼이 향내를 맞고 찾아오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10. 모사 : 모사기에는 깨끗한 모래를 담는데 이는 땅을 뜻한다.

모사그릇에 술을 나누어 붓는 의식도 땅 속의 조상을 부른다는 의미가 있다.
 
 
향, 악취제거와 해충퇴치

향은 주변을 정화하는 실질적인 효과와 함께
神을 부른다는 의미가 있다.
 
차례는 하루 전부터 집안팎을 청소하고 목욕 재계하는 마음의 준비로부터 시작한다.
제기를 닦고 제구를 설치한 후 식어도 상관없는 제수를 차린다.
제기를 보면 보통 사용하는 그릇과는 그 모양이 다르다.
이는 예전의 조상들이 상을 쓰기 이전에 사용하던 굽이 있는 그릇을 그대로 써왔기 때문이다.
이것을 두고 어떤 이들은 조상을 높이 받든다는 의미에서
평상시 쓰는 그릇과 구분하기 위해 굽을 높게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음은 제상 위에 윗대의 조상 신위부터 모신다.
제주는 꿇어앉아 향(香)을 세 번 사르고 강신(降神)의 예를 행한다.
강신이라 함은 신을 내리게 한다는 뜻.

향은 나무진이나 나무조각, 그리고 나뭇잎 등으로 만드는데 향나무가 주로 쓰인다.
향은 부정을 깨끗이 하는 정화 기능과 신성을 상징한다.
처음 인도에서 향이 사용될 때는 상징적 의미보다 실질적 의미가 더 강했다.
부패로 인해 악취가 많은 인도의 기후에서 악취를 제거하고 해충들의 근접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향을 사르기 시작했다. 이것이 주위 환경을 정결하게 해 향피우기가 신성성을 지니게 됐다.
따라서 제사를 비롯해 모든 성스러운 종교의식은 향불을 피움으로써 시작한다.
즉 분향은 신이 강림해 좌정할 수 있는 순수한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며,
영혼이 향내를 맡고 찾아오게 하는 행위다.

신화에서 보면 향이 신계(神界)의 상징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신과 인간의 교통 매개물이기도 하다.
용궁에 다녀온 수로부인의 몸에서 향내가 났다는 기록이나
신선계를 그린 그림에서 향연이 자욱한 것이 그 예다.



땅속 조상 모시기

고운 모래를 담은 모사그릇
 
조상을 부르는 의식으로 술을 모사 그릇에 나누어 붓고 재배하는 것이 있다.
모사기에는 깨끗한 모래가 담겨 있는데 이는 땅을 상징하는 것이다.
즉 땅속에 있는 조상을 부르는 의식으로 해석된다.
향을 사르면서 하늘에 있는 조상을 부르는 것과 대응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강신의 예를 마치면 강림한 신에 대해 참석자들이 일제히 두 번 절을 하고
식어서는 안될 제수를 윗대 조상의 신위부터 올린다.
다음에 제주를 올리고 조상들이 음식을 드실 시간을 드리기 위해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다.
식사 권유가 끝나면 수저를 내려 시접에 담고 참가자 전원이 합동으로 두 번 절을 올린다.
 
이로써 조상에 대한 예를 마치고 신주를 따로 모시거나 지방을 썼으면 태운다.
차례 음식을 제상에서 내려 정리하고 차례에 참석한 사람들은 음식을 나눠 먹으며 조상의 유덕을 기린다.

 

 



대추, 밤, 감, 배

제일 앞줄에 놓는 과일의 진설 방법은 이설이 분분하다.
대추는 동쪽, 밤은 서쪽에 놓는다는 '동조서율(東棗西栗)',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아
과실의 배치가 울긋불긋함을 피하려 했다는 '홍동백서(紅東白西)',
대추, 밤, 감, 배 순으로 놓는다고 주장하는 '조율시이(棗栗枾梨)'가 있다.
대체로 현대에 들어서는 '조율시이'를 많이 따른다.

제사상의 주된 과일로 대추, 밤, 감, 배가 오르는 것은
이들이 대체로 상서로움, 희망, 위엄, 벼슬을 나타내는 전통적 과일이기 때문이다.
 
밀양 박씨 문중 제사에서는 이 과일들을 이렇게 풀이한다.
대추는 씨가 하나인 과일인데 열매에 비해 그 씨가 큰 것이 특징으로 왕을 상징한다.
밤은 한 송이에 씨알이 세 톨이니 3정승을,
배는 씨가 6개로 6판서를,
감은 씨가 8개이니 8방백(方伯, 관찰사)을 의미한다고 한다.
왕은 항상 지엄하고 존경의 대상으로 절대적 존재였는데
그런 왕을 상징하는 과일을 진설했다는 설명이 믿기 어렵다.

대체로 과일의 제수 그릇 수는 짝수만큼 놓도록 돼 있다.
이는 땅에 뿌리를 둔 지산(地産), 즉 음산(陰産)이기 때문에 음수인 짝수로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 이후로 과일제수 그릇을 홀수로 놓는데 이유는 명확치 않다.
그리고 한 제기에 과일을 올릴 때는 귀함을 뜻하는 양(陽)의 수인 홀수 개를 놓았다.
이 때 과일의 위아래를 깎아 놓았는데
그 이유는 잘 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조상들이 드실 수 있도록 정성으로 다듬어 놓는다는 의미가 있다.


자연의 맛에 가깝게

두번째 줄에는 삼색 나물과 식혜, 김치, 포 등이 올라간다.

이때 삼색 나물의 삼색은 역시 귀함을 뜻하는 양(陽)의 수인 홀수이다.
김치도 희게 담근 나박김치만을 올리는데
그 이유는 깨끗하고 순수한 음식을 올리는 것이 조상에 대한 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대개 차례 상에 올라가는 음식에는 소금 이외에 많은 양념을 쓰지 않는다.
이는 제사 상차림이 양념이 발달하기 전부터 굳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능한 모든 음식을 자연의 맛에 가깝게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세번째 줄에 오르는 전과 적은 술안주다.

생선 중에 장어는 올릴 수 없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장어가 용(龍)을 상징해 왕조를 의미하므로 올릴 수 없었다고 한다.
머리와 꼬리가 분명한 제수를 올릴 때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는 '두동미서(頭東尾西)'를 따른다.

음양오행설(陰陽五行設)에 따라 동쪽은 남쪽과 더불어 양의 방향이다.
동쪽은 해가 솟는 곳으로 소생과 부흥을 뜻하므로 머리를 동쪽에 둔다.
반면 해가 지는 서쪽은 동쪽과 반대되는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므로 꼬리는 서쪽을 향하도록 한다.



탕은 하늘에서 내린 음식

 
네번째 놓인 탕은 어탕, 육탕, 계탕 이렇게 3가지 탕을 올렸다.
땅에 뿌리를 박지 않은 고기나 생선은 하늘에서 얻어진(天産) 것이기 때문에
같은 줄에서는 양(陽)수인 홀수로 놓는다.
그리고 탕은 건더기만을 떠서 놓는데 이는 조상들이 잡수시기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생사 구분하는 밥과 국의 위치

다섯번째는 메(밥)와 갱(국)을 신위 수대로 올린다.
제사 때 신위에 바치는 쌀밥을 메라 하고 국은 갱이라고 한다.
메는 특별히 되게 하는데 이것은 쌀의 본래 모습에 가깝도록 하기 위해 되게 만든다.
 
이 때 메와 갱을 올리는 위치는 우리가 밥과 국을 놓는 위치와 정반대다.
즉 밥이 서쪽, 국이 동쪽이다. 이를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한다.
이는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다름을 의미한다.
추석과 같은 차례에는 메 대신에 송편을 올리고 설에는 떡국을 올린다.


둥근 달을 표현한 송편

 
제사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떡이다. 떡은 곡식으로 만든 먹거리 중에서 가장 정결한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떡은 오랜 옛날부터 제사와 깊은 관련이 있었다.
추석 차례상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송편이다. 추석의 상징적 의미는 둥근 달과 함께 어우러진다.

알알이 여문 알곡과 만월이 주술적인 연상으로 묶이면서 원형(圓形)으로 추상되는 민간신앙을 낳았다.
그 중 하나가 둥근 달과 알곡을 모방한 송편이다.
또 달빛 아래서 여인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추는 강강술래도 알곡과 보름달이 투영된 춤이다.


북망산과 신위

 
준비한 제기와 제수를 제상의 격식에 맞춰 배열하는 것을 제수 진설(陳設)법이라고 한다.
차례 상차림의 기본 원칙은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좌우를 바꿔 놓고 좌우의 균형을 잡는데 있다.

차례에서는 신위를 상좌인 북쪽에 놓는다.
경우에 따라서 북쪽에 놓을 수 없더라도 신위가 놓인 곳을 북쪽으로 한다.
상례(喪禮)에서 죽음이 확인되면 죽은 이의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게 한다.
북쪽은 북망산천(北邙山川)이라고 일컫는 죽은 이의 세계를 나타낸다.
이러한 유교식 의례는 한나라의 수도 북쪽에 자리잡은 묘지가 있던 북망산의 지리적 위치에서 유래한다.

또 북쪽이 상좌인 것은 임금이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보며 정치를 하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북쪽은 대궐이 있는 곳으로 인식돼 있었다.
따라서 모든 제사 의식에서는 신주를 모신 사당과 신위를 북쪽에 모시고 제례를 행하는 것이
유교의 일반적 형식이다.


영양학적으로 완벽

이렇게 차려진 차례상은 사실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하다.
고기에 는 단백질이, 국에 쓰이는 다시마와 생선에는 칼슘이 풍부하고,
채소와 과일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있다.
또 탄수화물은 밥과 떡으로부터 얻을 수 있고, 지방은 전과 적에서 얻을 수 있다.

차례를 지낸 후 후손들이 먹을 때는 술과 안주를 먹은 다음 밥과 국 반찬류를 먹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송편과 햇과일을 먹게 된다.
주식에서 후식까지 완벽하게 갖춰진 차례상차림이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하다니
조상들의 지혜에 다시 한번 놀랄 뿐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조상들에 대한 예를 이렇게 거국적으로 올리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중국도 제사를 지내는 집이 있기는 하나 국가적이지는 않다.
그 어떤 나라의 조상들보다 우리의 조상들이 덕이 많은 것인지,
우리가 그 어떤 후손보다 조상의 덕을 많이 입고 사는지, 어떻게 생각하든 모두 다행한 일이다.

시간과 여유가 부족한 현대에 차례는 다하지 못한 효의 연장이요, 한 집안의 작은 종교 의식이다.
친척간에 정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행사이면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신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차례의 유래와 변천
원시시대 사람들은 자연 현상과 천재 지변의 발생을 경이와 공포의 눈으로 봤으며
인간이 생존할 수 있음을 자연에게 감사했다. 따라서 만물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해
신의 가호로 재앙이 없는 안락한 생활을 기원했는데 이것이 제사의 기원이다.

제사는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일정한 격식을 갖추었는데 이것이 제례다.
중국에서는 이미 요, 순시대에 제사를 지낸 기록이 있다.
특히 동양에서는 조상에 대한 제례가 하, 은시대를 거처 주나라 시절에 확고하게 갖춰졌다.

우리 민족도 아득한 고대부터 하늘을 공경해 제천의식을 거행했다.
농경에 종사하게 된 뒤로는 우순풍조(雨順風調)와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의식이 성행하게 됐다.
예를 들어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예의 무천 등이 모두 제천의식이었다.

국가의 형태가 완비된 뒤로는 국가적 차원에서 그리고 점점 일반 가정에서도
조상에 대한 제사를 정성껏 받들었다. 이런 제례는 모두 유교의 가르침에 따른 것으로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주자의 ‘가례(家禮)’를 기본으로 삼아 제사를 지냈다.


차(茶)를 올리는 예에서 유래

평소에 쓰는 그릇과 달리 제기에 받침이 있는 것은
조상을 높이 받든다는 의미가 있다.
 
 
차례라는 말을 예서에서 찾아보기는 어렵다.
단지 관습적으로 민속명절에 조상에게 올리는 제례를 차례라고 한다.
중국 송나라의 학자 주자의 ‘가례’에 보면
조상의 위패 앞에 찻잔(茶盞)과 술잔을 놓고 주인은 술을 따라 올리고 주부는 차를 따라 올린다고 했다.
그리고 매달 보름에는 술잔을 차리지 않고 찻잔만을 차린다고 했다.

미루어 짐작컨대 중국에서 가장 간단한 제례라고 할 수 있는
보름의 사당참배에는 술을 쓰지 않고 차만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간단한 제례를 ‘차(茶)를 올리는 예(禮)’라는 뜻에서 ‘차례’라고 말했으리라 짐작된다.

조상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 있을 때는 정월 초하루, 동지,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예를 드렸고
민속명절에도 그 명절에 먹는 계절특식을 예를 갖추어 받들어 올렸다.

미루어 볼 때 원래의 차례는 설, 동지, 매달 초하루와 보름, 그리고 각종 명절에 지내는 것이었다.
율곡선생은 차례 지내는 날로
정월 대보름, 삼월 삼짇날, 오월 단오, 유월 유두, 칠월 칠석, 추석, 구월 구일, 섣달 등을 예시했다.
따라서 사당이 있을 때는 1년간에 차례를 지내는 횟수가 30여 회에 이르렀다.


설, 한식, 추석에 차례 지내는 뜻

사당을 모시는 가정이 없어지면서 차례는 민속명절에만 지내게 됐다.
명절에 지내는 차례도 예전과 달리 설날, 한식, 추석의 세 번만 남아있게 됐다.

사당이 없어졌으니까 차례가 모두 없어졌을 법한데
설날, 한식, 추석의 차례가 그대로 행해지는 데는 상당한 논리적 근거가 있다.
다른 명절과 달리 설날은 새해 인사로 어른께 세배를 드려야 하는데
돌아가신 조상에게 어찌 세배를 드리지 않겠는가라는 효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식은 언 땅이 녹으며 초목의 생장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겨울 동안 눈사태나 없었는지 언 땅이 녹으면서 산소가 상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한식의 성묘는 효성스런 자손으로서 꼭 해야할 행사이다.
 
추석은 장마가 지나가고 초목의 생장이 멈추는 계절이다.
장마에 산사태는 안 났는지, 많이 자란 나뭇가지나 뿌리가 산소를 침범하지는 않았는지를 궁금해하면서
벌초도 하고 예를 올려야 하는 날이다.

[출처 : 과학동아]장경애 기자
 
 

 

 

50년 뒤 당신의 설차례상은?

 

명태, 대구포 옛말, 삼색나물도 사라져

 

 

급격한 기후변화로 토종생물이 줄어들면서 먹거리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0년뒤 설 차례상에 오를 제수 음식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해마다 이맘때면 설 차례상 준비에 주부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얇아진 주머니 사정 탓에 하루가 멀게 치솟는 과일이며 채소 값이 원망스럽다.

50년 뒤 주부들의 고민은 이보다 훨씬 깊어질지도 모른다.
전통 차례상에 오르는 사과나 명태, 대구를 더 이상 올리기 힘들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과학계에선 지금보다 기온이 4도만 올라가도
사과 경작지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명태나 대구 등 한류성 어족은 사라지고 오징어나 참치가 우리 식탁을 주름잡게 될 것이다.

기온이 이처럼 계속 상승한다면 50년 뒤 우리의 설 차례상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 홍동백서는 옛말... 제수과일로 귤, 멜론이 올라

이달 14~17일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기후변화 대응 연구개발사업 범정부 워크숍’에서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 박사는

2079~2100년 한반도 기후변화 상황을 예측한 ‘A1B’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2007년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금 추세대로라면 이 기간 중 한반도 온도는 3.8도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또 열대성저기압인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갈 확률도 지금보다 42% 늘어나며,
이로 인해 한반도 주변 바다 온도도 따라서 상승한다는 것.

시나리오는 또 겨울철 기온이 올라가면서 기온이 가장 떨어지는 날이 지금의 절반으로 줄고
여름이 길어진다고 예고했다. 2090년경 한반도 겨울은 38일이 줄고 여름은 20일 늘어난다.
현재 남해안과 제주도 일대에 국한된 아열대성 기후가
결국 서울과 경기, 전북, 경북을 거쳐 동해안 한반도 전역으로 확산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일대에서 일어나는 이런 변화가
과일, 채소, 수산물 등 우리 먹거리에 직접적 변화를 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차례상에 오르는 대표적 과일인 사과만 해도 지금 추세대로라면
50~100년 뒤면 설 차례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사과는 여름철 평균 기온이 26도를 넘지 않고, 겨울철 기온이 10.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할 정도로 기후 조건이 까다롭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재배면적이 지금보다 15%, 2도 상승하면 34% 감소하게 된다.

실제 사과 재배지는 오래전에 ‘북상’을 시작해 이제는 충청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들 지역 역시 기온이 올라가면서 복숭아순나방, 복숭아심식나방, 사과굴나방의 활동기간이
늘어나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토종 과수인 배 역시 일찍 꽃이 피고 생육시기가 길어지면서
단맛과 씹는 맛이 떨어지는 등 품질이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게 된다.

사과와 배의 빈자리는
따뜻한 기온에서 잘 자라는 감귤이나 멜론, 참다래 등 아열대성 과일이 채워나갈 지도 모른다.
단감도 과거에는 남부 지방에서 주로 재배했으나 지금은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
귤도 현재 제주도 해안가에서 제주도 해발 250~300m 지대, 경남과 전남 평야로 재배지가 확대되면서
비교적 쉽게 상에 올리는 과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설 차례상에 빠져서는 안 될 도라지, 시금치, 고사리 등 삼색나물도
50년 뒤면 ‘귀하신 몸’이 될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강원도 평창·태백, 영남 내륙 산간 지역 등
일부 산지에 강수량이 급격히 들어나면서 나물 출하에 비상이 걸렸다.
겨울철 이상한파와 폭설이 반복되면서 나물의 출하량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밖에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는 대추는 비교적 구하기 쉬운 설 제수용 음식으로 남는 반면,
밤은 구경하기조차 힘들어질지 모른다.
산림과학원은 지난해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5~6도 상승할 경우
밤나무는 멸종 위기에 닥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 산나물 없는 차례상 등 새 풍속도



한편 차례상의 좌측 끝에는 포를 놓고 우측 끝에 수정과를 놓는다는 ‘좌포우혜’ 원칙도 흔들릴 전망.
한반도 근해 바다 수온은 최근 40년간 1.03도 올라 세계 평균치보다 3배 가량 상승 속도가 빠르다.
특히 주요 어장인 서해는 1.14도, 남해는 1.09도나 해수 온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 바다가 기후 변화에 노출된 정도는 주변국과 비슷한 보통 수준.
하지만 약간의 변화에도 큰 변동을 겪는 민감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이런 상황은 실제로 수산자원 어획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류성 어류의 대표 주자인 명태와 대구의 서식 환경은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
명태는 1980대만 해도 연간 9만6384t씩 잡혔지만 2004년에는 64t만이 잡혔다.
반면 오징어나 고등어, 멸치, 참치 등 난류성 어종은 때 아닌 대풍(大豊)을 맞고 있다.
어쩌면 50년 뒤 차례상에서는 북어(명태포)와 대구포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참치포, 오징어포가 등장해 그 자리를 채우게 될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환경 변화에 따른 먹거리 문제 해결을 위해 새 양식 기술과 종자 개발로 맞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후변화를 멈추려는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기후변화가 상상외로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토종’만을 고집할 수만은 없다는 것.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될 것을 대비해
변화된 환경에 맞는 종자를 찾아 서둘러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산화탄소저감 및 처리기술개발사업단 박상도 단장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해도 30~40년 내 국내 농업 수산업 분야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변화된 환경에 맞는 종자를 찾는 등 기후변화 적응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 2009년 01월 28일

 

 

 

 

2100년 추석 차례상은 ?

 

지구온난화로 명태 대신 마른오징어

 

 

 

 

 

추석 차례상의 모습. 지구온난화로 사과와 밤의 재배면역이 줄고 명태가 사라지면서
수십 년 뒤 추석 차례상은 이와 같은 모습이 아닐지도 모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청주에 사는 김순례씨(51)는 지난달 30일 재래시장과 동네 마트를 몇 군데나 돌아다녔다.
차례상에 올리는 제수 용품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마음 같아선 가장 좋은 음식을 사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좋은 물건을 집었다가도 다시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추석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물가협회는 올해 차례상 비용으로 16만6050원(4인 가족 기준)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8.1% 늘어난 것이다.
실제 조기의 경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줄면서
서울지역에서는 지난해(5000원)보다 42%나 오른 평균 7120원에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앞으로 수십 년 뒤 주부들의 고민은 ‘싸고 좋은 물품을 어디서 구하냐’에서
‘차례상을 어떻게 차려야 하나’로 바뀔지 모른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기후가 변하면서
차례상에 올리는 국산 명태나 사과 등을 구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난달 14일 발표한 ‘한반도 기후변화 추세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10년간 연평균 강수량이 9.1% 증가했고, 평균 기온이 0.6도 올랐다”고 말했다.
국내 15개 지역의 기후를 과거 30년(1971년~2000년)과 비교한 결과다.
한반도가 점차 고온다습한 아열대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과일, 채소, 수산물의 수확량이 줄거나 품종이 바뀌는 등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좌포우혜'는 옛말이 될 수도

당연히 차례상도 영향을 받는다.
차례상 네 번째 열에는 명태포, 북어포 등을 왼편에, 식혜를 오른편에 놓는다.
가운데 놓는 나물로는 고사리 등을 쓴다.
하지만 한반도 인근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차가운 물에 사는 명태의 빈자리를
따뜻한 물에 사는 오징어가 채우고 있다.
 
지난 3월 통계청에 따르면 명태 어획량은 2만7000t(1990년)→1000t(2000년)→35t(2007년)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반면 오징어 어획량은 1990년 7만5000t에서 지난해에는 18만6000t으로 2.5배 늘었다.
지난 38년 간 한반도 연근해의 평균 표층수온은 0.9도나 올랐다.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명태포 대신 마른 오징어를 차례상에 올릴 수도 있다.

환경적응력이 뛰어난 잡초가 번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고사리 수확량 역시 줄어들 수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 동부농업기술센터 허재영 지도사는
“따뜻하고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고사리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면서도
“생장 속도가 빠르고 고온적응력이 높은 잡초가 고사리 싹이 나올 땅을 메우거나 영양분을 빨아들여
고사리가 말라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동백서' 대신 '황동백서'

차례상의 다섯 번째 열에는
'조율시이(棗栗梨)'와 '홍동백서(紅東白西)' 규칙에 따라 과일과 견과류를 올린다.
왼쪽부터 대추와 밤, 사과, 감(곶감) 순으로 놓고 오른쪽 끝에는 과자류를 놓는 것.

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2100년쯤 추석 차례상에서 사과를 찾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4만8000ha였던 사과 재배면적이 2006년에는 2만8000ha로 약 40% 줄었다.
농촌진흥청은 2007년 3월 낸 ‘기후 변화에 따른 농업생산 생태계 변화’ 보고서에서
“현재보다 기온이 3도 오를 경우 남한의 사과 재배지역이 약 80% 줄어들 것”이라 예측했다.

반면 복숭아 재배면적은 1990년 1만2000ha에서 2006년 1만3000ha로 늘었다.
기온이 올라 추위로 인한 피해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간 제주도에서 주로 재배되던 감귤은 남해안 지역에서도 지배가 가능해졌다.
전라남도 감귤 재배면적은 1990년 5ha에서 2005년 74ha로 증가했다.
사과 대신 복숭아나 감귤이 차례상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지금은 제주도에서만 재배하는 바나나 키위 멜론 등 열대 과일을 중부 지역에서도 재배할 수 있게 된다.
추석 차례상에도 이들 과일이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농촌진흥청 아열대환경평가연구실 서형호 연구관은
“현재 품종으로 계속 재배했을 때 재배지역이 줄어든다는 뜻”이라며
“한반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도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면 사과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기온이 2도 오르면 감귤 재배지가 현재보다 30배 늘어난다”며
아열대 과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밤 역시 구경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 신현철 연구사는
“밤은 온대성 식물인데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 재배면적이 줄거나 자취를 감출 것”고 말했다.
반면 남해, 제주, 완도 등 연평균 14도 이상인 지역에서 사는 난대성 식물인 구실잣밤나무는
서식지를 점차 넓히고 있다.
신 연구사는 “난대 지역을 벗어난 구실잣밤나무는 겨울철 추위 탓에 쉽게 얼어 죽었는데
최근엔 난대지역을 벗어나도 일부 가지만 피해를 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실잣밤나무의 열매는 도토리 같이 생겨 제수 음식으로 쓰기 힘들다.
 

기후변화 적응 품종 개발해야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병해충 피해가 늘고 품질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화된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정승종 연구관은
“기온이 오르면 과일의 착색이 안 좋아지고 쌀의 경우 단백질과 아밀로오스 함량이 떨어진다”며
“각 작물이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은 보통 30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인위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이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험실에서 육종을 하는 경우 쌀 보리 콩 등은 10년, 과수는 15년 정도가 걸린다.
-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2009년 09월 30일

 

 

 

 

 

 

 

 

지역 · 집안마다 서로 다른 상차림

 

지역 특산물 올려 ‘신토불이’와 일맥상통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오면 도로를 가득 메우는 ‘민족 대이동’의 진풍경이 벌어진다.

귀성 본능에 따라 나고 자란 곳, 부모가 계시는 곳을 향하는 것은 당연지사.

가깝게는 부모님, 멀게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힘든 길을 마다 않고 고향을 찾아 나선다.

 

차례는 원래 제사를 간소하게 지내는 ‘약식 제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차례(茶禮)’라는 말뜻에서 알 수 있듯 본래의 의미는 ‘차를 올리는 예’로,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에서 매달 보름에 찻잔을 올리는 예에서 비롯됐다.

이 사당에 올리던 차례가 명절 제사로 남게 됐다고 한다.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은 종류도 다양하지만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남의 제사에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라’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차례상 음식은 지역은 물론 집안에 따라서도 다른 경우가 많다.

 

 

남의 제사에 ‘감 놔라, 배 놔라’ 금물

 

그렇다면 그리 넓지 않은 이 나라의 명절상 음식이 왜 그렇게 지역마다 다른 것일까.

그 이유를 찾자면 먼저 우리나라의 씨족사회적 특성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같은 성씨끼리 모여 사는 씨족사회로 지역 근간이 이뤄져왔다.

같은 혈족이다 보니 체질도 비슷하다.

그러한 체질은 같이 모여 사는 지역에서 나는 음식을 섭취하면서 형성됐을 터.

 

또 하나, 성씨를 일컫는 씨(氏)는 바꿔 말하면 종자다.

종자에 따라서 맺는 열매가 다르듯, 사람도 성씨에 따라 체질이 달라 몸에 맞는 음식이 다르다.

그 집안이 모여 사는 지역의 특산물이 그 집안 성씨의 체질에 맞는다는 얘기다.

이는 흔히 회자되는 ‘신토불이’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렇게 각 지역에서 뿌리내리며 살아온 선조들은

자연스레 그 지역에서 나는 음식을 제사상에 올리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마다 제사 음식이 달라지게 됐다.

   

그러면 지역별로 차례상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자.

제사는 ‘가가례(家家禮)’라 해서 각 집의 풍습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지만,

큰 틀에서 지역별 특색을 띠는 제물 위주로 소개해본다.

 

 

# 경기도 차례상

경기지역은 조선시대부터 한양을 포함한 중심지로 구이적으로 통북어를 꼭 올렸다.

또 녹두를 갈아 배추를 고명으로 넣고 만드는 녹두전을 부침전으로 올리기도 한다.

생선은 적게 올리는데, 예로부터 생선 가운데 으뜸인 굴비를 올렸으나

요즘은 참조기나 가자미를 올리기도 한다.

 

 

# 경상도 차례상

경북지역, 특히 대구 쪽은 적으로 참상어살을 구워서 올린다.

대구 사투리 ‘돔배기’로 더 많이 알려졌는데, 영천이 돔배기 특산물로 유명하다.

 

경남지역은 바다를 옆에 끼고 있어서 어물을 제사상에 많이 올린다.

조기뿐 아니라 민어 · 가자미 · 방어 · 도미 등 많은 종류의 생선을 올리고,

조개 등의 어패류를 올리는 지역도 있다.

생선포도 북어포만 올리지 않고, 대구포 · 가오리 · 피문어 등을 함께 올리는 경우가 많다.

안동에서 유명한 가자미식혜도 그 지역의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제물이다.

(가자미식혜는 함경도를 대표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제사상은 지역마다 음식의 차이를 보인다.

예컨대 바다를 낀 경남지역은 어패류를 많이 올린다.

호남은 제사상에 홍어를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 충청도 차례상

삼도가 인접한 충청도는 다양한 제물을 올리기로 유명하다.

경북에 인접한 지역에서는 건어물인 대구포 · 상어포 · 오징어 · 가오리포 · 피문어 등을 올리고,

호남과 인접한 지역에서는 말린 홍어 · 병어 · 가자미 · 낙지 · 서대 · 묵 등을 올린다.

바다가 인접하지 않은 내륙 쪽의 지역에서는 배추전, 무적 등 전과 부침전류를 많이 올린다고 한다.

  

 

# 전라도 차례상

전라도는 제사상에 홍어를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잔치 때 절대 빠지지 않는 음식이 홍어이니, 제사상에도 반드시 오르는 제물 가운데 하나다.

먹을거리가 풍성하고 음식문화도 발달한 지역이어서 제사상에도 다양한 음식이 오른다.

병어나 낙지, 그리고 남도 쪽에서 많이 나는 꼬막 같은 어패류도 단골로 오르는 제물이다.

 

 

# 강원도 차례상

대부분이 산간지방인 강원지역은 나물과 감자, 고구마를 이용한 음식이 많다.

특히 메밀꽃으로 유명한 평창은 차례상에 반드시 메밀전을 올리며,

감자전이나 무와 배추로 적을 만들기도 한다. 송편도 감자가루로 반죽해 만든다.

 

 

# 제주도 차례상

지금은 교통이 발달해 도서지역이라 해도 못 구할 농수산물이 없다.

하지만 옛날에는 제주도 같은 섬에서는 농산물이 육지와 많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특산물이 많으니 제사상에도 그런 음식 위주로 상이 차려졌다.

특히 옥돔처럼 제주도에서만 잡히는 생선이나 전복 등을 차례상에 올린다.

근래에는 제주도에서 재배하는 다양한 과일 등이 상에 올라온다.

귤은 물론 파인애플 같은 열대과일까지 올린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차례상도 기후변화에 점점 변해갈 듯하다.

 

 

장수 기원을 담은 ‘밥상의 지혜’

 

명절 때면 귀가 따갑게 홍동백서(紅東白西), 조율이시(棗栗梨) 등의 사자성어가 넘실댄다.

왜 저런 사자성어가 생겼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조율이시’는 말 그대로 棗(대추), 栗(밤), 梨(배), 枾(감)순으로 제사상을 차려야 한다는 뜻이다.

대추는 씨가 하나라 임금을 의미해 맨 왼쪽 상석에 올린다는 말도 있고,

통씨라서 순수한 혈통을 의미한다고도 한다.

밤은 밤송이 하나에 보통 세 톨이 들어 있어 3정승을 의미해 두 번째에 놓이고,

감은 씨가 6개여서 6조 판서를 의미해 세 번째에 놓이게 됐다.

또한 배는 씨가 8개라서 8도 관찰사를 의미하니 네 번째에 놓인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얘기가 분명히 기록으로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홍동백서는 붉은 제물은 동쪽, 하얀 제물은 서쪽에 놓는다는 의미인데

지금은 청사과도 재배되니 이 또한 현재 차례상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좌포우해(左脯右楷 · 포는 왼쪽, 해(젓갈류)는 오른쪽)나

어동육서(魚東肉西 · 생선은 동쪽, 육류는 서쪽) 등의 진설법을 나타내는 한자성어는 많지만,

이런 말들에는 우리가 간과하는 중요한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렇게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과 진설법 등은

선조들이 후손에게 음식을 통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비결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좌포우해에서 보듯 왼쪽의 말린 포보다 오른쪽에 있는 젓갈류가 우리 몸에 더 좋은 것이고,

서쪽에 놓는 육류보다 동쪽(오른쪽)의 생선이 더 좋으니 자주 먹으라는 뜻이다.

또한 차례상에 놓인 순서를 보면

밥과 국 밑으로 탕(찌개류), 불에 구운 적, 채소류, 과일 등으로 차려지는데,

이는 사람이 식사를 할 때도 손에서 가까운 음식부터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선조들의 ‘밥상 지혜’를 보여준다.

 

이렇듯 차례상은 단순히 상을 차리고 절만 하기 위해 차리는 요식행위가 아니다.

우리 후손들이 선조들로부터 이어온 음식문화와

지혜가 담긴 음식 섭생법을 알기 위한 소중한 전통교육인 것이다.

 

요즘 차례상을 너무 가볍게 여기고 선친이 좋아했다는 이유로 빵과 과자를 올리기도 하지만,

선조들이 가르쳐온 건강한 식문화가 잊혀서는 안 될 것이다.

- 조창윤 가례원 대표 wildcho@naver.com

- 2009.10.13 706호(p148~149)

 
 

 

 

지역마다 차이나는 설 상차림

 

서울, 경기도의 차례상에는 녹두전과 굴비, 산나물이 풍부한 강원도는 메밀전 등 부침류,

전라도는 특산물인 홍어가 빠지지 않고 상에 오른다.

또 해산물이 풍부한 경상도는 어물을 올리고, 제주도는 옥돔이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다.

이처럼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은 종류도 다양하지만 지방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설날 표준 차례상 / 경향신문


지역마다 ‘설 상차림’에는 약간의 특징이 있다.

그 지방에서만 생산되는 특산 재료를 사용해 조리법에 의해 발전시킨 음식들을 상에 올린다.

차례상 음식은 지방과 가정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아 일명 ‘가가례(家家禮)’라고 한다.

차례는 원래 제사를 간소하게 지내는 약식 제사라고 볼 수 있다.

차례(茶禮)의 본래 의미는 ‘찻잔을 올리는 예’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강원도 평창은 메밀전 안 빠져

 

서울, 경기 지방은 해산물이 풍부하고, 동쪽의 산간지대에는 산채가 많이 나기로 유명하다.

선조들은 차례상에 통북어를 꼭 올렸다.

또 녹두를 갈아 배추를 고명으로 넣어 만드는 녹두전을 올리기도 했다.

생선 가운데서는 으뜸으로 꼽히는 굴비를 많이 올렸으며,

요즘에는 가자미나 참조기를 올리는 곳이 많아졌다.

대부분이 산악인 강원도는 영서와 영동, 산악과 해안 지대에서 나는 산물이 다르다.

그러나 산악 지대가 많아 쌀농사보다 밭농사가 발달해 나물과 감자, 고구마를 이용한 음식이 많다.


북어적이 있는 서울·경기도 상차림 / 가례원 제공


 

이 가운데 평창 지역은 메밀꽃이 유명해 차례상에 반드시 메밀전을 올린다.

감자전이나 무와 배추로 전을 부치기도 한다.

충북 충주에서 시집 온 서미희씨(38)는 “고향에서도 부침개를 올리긴 했지만

메밀이나 감자로 전을 부쳐 차례상에 올리는 게 생소했다”고 말했다.

전라도는 제사상에 홍어를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잔치 때 빠지지 않는 음식이 홍어이고, 차례상이나 제사상에도 절대 빠지지 않고 올린다.

전라도 지방은 예부터 기름진 호남평야에서 나는 풍부한 곡식과 각종 해산물, 산채 등이

다른 지방에 비해 많아 음식 종류가 다양하고 정성이 유별났다.

병어나 낙지를 비롯해 남도 쪽, 특히 벌교에서 많이 나는 꼬막 같은 어패류도 단골 제물에 속한다.

이영모 흑산도수협 상무는

“예부터 전남 지역은 홍어가 많이 잡혀 잔치나 차례상에는 꼭 빠지지 않고 올렸다”면서

“홍어 맛이 가장 좋을 때가 설 전후여서 이때에는 평상시보다 3배 이상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어가 있는 전라도 상차림 / 가례원 제공


충청도는 다양한 제물을 올리기로 유명하다.

삼도가 인접해 있어 쌀, 보리 등 곡식과 무, 배추, 고구마 등이 많이 생산되고

해안 지역에는 해산물, 내륙 산간 지역에는 산채와 버섯이 많이 난다.

경북에 인접한 지역에서는 대구포, 별상어포, 오징어 등 건어물을 차례상에 올리고,

호남과 인접한 지역에서는 병어, 가자미, 낙지 등을 많이 올린다.

내륙에 인접한 지역에서는 배추전 등 부침개류를 많이 올린다.

 


대구는 별상어 살을 구운 ‘돔배기’


경상도는 남해와 동해의 좋은 어장 덕에 해산물이 풍부하다.

이 가운데 경남 지역은 바다를 옆에 끼고 있어 어물을 제사상 등에 많이 올린다.

또 조기, 민어, 가자미, 방어 등 많은 종류의 생선을 올리고, 조개 등 어패류를 올리는 지역도 있다.

대구는 적으로 별상어 살을 구워서 올리는데, 이곳에서는 별상어를 ‘돔배기’라고 한다.

대구가 고향인 이재홍씨(서울 ·61)는 고향을 떠나온 지 30년이 넘었지만

차례를 지낼 때면 별상어를 꼭 올렸다.

이씨는 “오래 전에 고향을 떠나왔지만 전통을 잊을 수 없어 차례상에 꼭 ‘돔배기’를 올린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에서는 가자미식혜가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오른다.


별상어(돔배기)적이 있는 경상도 상차림 / 가례원 제공



제주도는 땅은 넓지 않지만 어촌, 농촌, 산촌의 생활 방식이 서로 차이가 있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특산물이 많아 제사상 등에도 이런 음식들이 차려진다.

특히 옥돔처럼 제주도에서만 잡히는 생선 등은 빠지지 않는다.

요즘에는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귤은 물론 파인애플 같은 열대과일도 상에 올린다.

유래는 우럭을 썼었다. 김지순 제주향토보존연구원 원장은

“아궁이 때던 시절에는 우럭, 그 후로는 설 차례상 등에 옥돔을 많이 올린다”면서

“과일로도 귤을 올리고, 서귀포 지역에서는 바나나나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을 올리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이처럼 지역과 사는 고장에 따라 상차림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상차림에는 몇 가지 공통적인 원칙이 있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주자가례(朱子家禮: 주자가 유가의 예법의장에 관해 기술한 책)에 바탕을 둔

전통적인 진설 방식을 따른다.

상차림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가장 보편적 방식으로 과일의 진설 위치에 다라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조율이시(棗栗梨枾)’와 ‘조동율서 이동시서(棗東栗西 梨東枾西)’ 다.

‘조율이시’ 방식이 보편적인 관행이다.

제상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차례로 대추, 밤, 배, 감(곶감) 순으로 놓는다.

다만 국불천위를 모시는 ‘선정집(국가로부터 국불천위로 배향된 선조를 둔 가문)’을 비롯한

일부 가문에서는 ‘조율동서’방식의 진설이 관행이다.

 


‘치’가 들어간 생선은 상에 안 올려


상차림에서 오른쪽은 동쪽, 왼쪽은 서쪽이다.

남향 가옥을 짓는 적도 북방에서 가옥을 바라보는 방위를 기준으로

위쪽이 북방이고 아래쪽이 남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옥의 구조상 지리적 방향과 다르더라도 오른쪽은 동쪽, 왼쪽은 서쪽으로 간주한다.


‘설 차례상 음식 맞추기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모형 음식으로 차례상을 꾸미고 있다. 김정근 기자


 

다음은 야채 진설이다.

야채의 위치는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전례의 관행이 지역이나 가문마다 명백한 차이가 있기도 한다.

흔히 고사리와 시금치, 도라지(콩나물 등)를 준비하는데

전례 원칙은 ‘산동야서(山東野西)’ 기준이 적용된다.

즉 산에서 채집한 고사리가 맨 오른쪽, 가운데는 시금치 등 들에서 재배한 나물을 놓는다.

가장 왼쪽에는 집에서 기른 흰색나물(도라지, 콩나물이나 숙주나물 등)을 올려야 한다.

육류와 어물을 진설하는 기본 원칙은 어동육서(魚東肉西)다.

어류는 동쪽, 육류는 서쪽에 놓는다는 말이다.

‘두동미서(頭東尾西)’도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이다.

즉 머리를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놓아야 한다.

세부적인 원칙으로는 ‘우모린(羽毛鱗)’ 순이다.

‘우(羽)’는 닭이나 꿩 등 날짐승, ‘모(毛)’는 쇠고기나 돼지고기, ‘인(鱗)’은 어류를 뜻한다.

특히 ‘좌포우혜(佐鮑右醯)’로 마른고기를 왼쪽에 놓고, 생선과 삭힌 음식을 오른쪽에 놓는다.

단 비늘이 없는 어류나 ‘치’가 들어가는 물고기는 상에 올리지 않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참고 : 성균관 추석 차례상 차리기


이 밖에 조기와 자반, 간장 등 식사에 꼭 필요한 밑반찬과 편(떡) 등을 준비하는 것도

차례상 차림에 필수 요소다.

황의욱 성균관 전례연구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은

“차례상은 단순히 상을 차리고 절만 하기 위한 요식 행위로 생각해선 안된다”면서

“조상으로부터 이어온 문화와 지혜가 담긴 전통교육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서상준 기자 ssjun@kyunghyang.com

- 2010 02/16위클리경향 863호

 

 

 

추석 상차림은 이렇게..
어육동서,좌포우혜,조율이시,홍동백서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다른 말로는 가배절, 중추절, 가위, 한가위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한'이라는 말은 '크다'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으로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날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추석 상차림을 비롯한 여러 추석에 관한 내용을 알아본다.

 

 

 

1열 :  시접(숟가락 담는 대접), 잔반(술잔, 받침대)을 놓고 메를 올린다.

2열 :  어동육서(魚東肉西) - 생선의 머리는 오른쪽을 향하게 한다.

3열 :  고기탕, 생선탕, 두부탕 등의 탕류를 놓는다.

4열 :  좌포우혜(左鮑右醯) - 왼쪽에 포, 오른쪽에 식혜

5열 :  조율이시(棗栗梨枾) - 왼쪽부터 대추, 배 등의 과일과 약과, 강정

         홍동백서(紅東白西) - 붉은 과일은 오른쪽


일반적으로 제주가 제상을 바라보아 오른쪽을 동(東), 왼쪽을 서(西)라 하고,

제사상 앞은 남(南), 지방 붙이는 쪽을 북(北)으로 삼는다.

상을 놓는 순서는 맨 앞줄에 과일, 둘째 줄에 포와 나물, 셋째 줄에 탕(湯), 넷째 줄에 적과 전,

다섯째 줄에 메(밥)와 갱(국)이다.

 

 

 

- 과일과 조과류 놓는 순서

 

<조율시이(棗栗枾梨) 진설법>

진설자의 왼편으로부터 조(대추), 율(밤), 시(곶감), 이(배)의 순서로 진설하고

다음에 호두 혹은 망과류(넝쿨과일)을 쓰며 끝으로 조과류(다식,산자, 약과)를 진설한다. 

 

<홍동백서(紅東白西) 진설법>

붉은색 과일을 동쪽(참사자 우측), 흰색과일을 서쪽(참사자 좌측)에 진설하고

그가운데 조과류인 다식, 산자, 약과 등을 진설한다.


- 반찬류를 놓는 순서 

좌포우혜(左脯右醯)라 하여 포(문어, 명태, 오징어 등)를 왼편에, 식혜를 오른편에 진설하며

침채(김치, 동치미 등), 숙채(불에 삶거나 쪄서 익힌 나물), 청장(간장)을 그 가운데 놓는다. 

 

<탕을 놓는 차례>

어동육서(魚東肉西)라 하여 물고기 탕은 동쪽(우측), 육류탕은 서쪽(좌측)에 진설하고

그 가운데 채소, 두부 등으로 만든 소탕을 진설하되 단탕, 삼탕 등 반드시 음수(홀수)로 쓴다. 

 

<적과 전을 놓는 차례 > 

적은 불에 굽거나 찐 음식을 말하며 전은 기름에 튀긴 음식을 말한다. 

 

어동육서(魚東肉西) 진설법에 의하여 어류를 동쪽(우측)에, 육류를 서쪽(좌측)에 진설하며

그 가운데 채소, 두부를 진설한다.

두동미서(頭東尾西)라 하여 어류의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진설한다.

 

건좌습우(乾左濕右) : 마른 것은 왼쪽에, 젖은 것은 오른쪽에 놓는다.

접동잔서(接東盞西) : 접시는 동쪽에, 잔은 서쪽에 놓는다.

좌반우갱(左飯右羹) : 메(밥)는 왼쪽에, 갱(국)은 오른쪽에 놓는다.

남좌여우(男左女右) : 제상의 왼쪽은 남자, 오른쪽은 여자로 모신다.

 


 

 

- 차례상 차릴 때 주의 사항!

*과실 중 복숭아는 제사에 안 쓴다.

  (복숭아는 요사스런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전해진다)

*생선 중에 '치'로 끝나는 꽁치, 멸치, 갈치, 삼치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제사 음식은 짜거나 맵거나 현란한 색깔은 피하는 것을 원칙이다.

*고춧가루와 마늘은 사용하지 않는다.

*설에는 밥대신 떡국을 놓으며 추석 때는 밥대신 송편을 놓아도 된다.

 

 

 

 

 

<자료제공: 용인시예절교육관>


▲ 제사와 차례의 차이점
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지내고 차례는 명절에 지낸다.

제사는 밤에 지내고 차례는 낮에 지낸다.

제사는 돌아가신 조상과 그 배우자만 지내고 차례는 제사를 받드는 모든 조상을 지낸다.

제사는 메(밥)와 갱(국)을 차리고 차례는 명절 음식을 올리는 예이므로

명절 음식(설날→떡국, 한식→화전. 쑥떡. 추석→송편)을 올린다.

제사는 술을 3번 올리고, 차례는 1번만 올린다.

제사는 축문을 읽는데, 차례는 읽지 않는 사람도 많다.

명절차례는 설날 · 한식 · 추석에 지낸다.

설날은 집에서 지내고 한식과 추석에는 주과포(酒果脯)만 묘지 앞에 차리고 성묘한다.

돌아가신 기제사와 차례의 차이로는 기제사는 축문을 읽고 술을 3번 올리고,

차례는 축문없이 술을 1번만 올린다.


▲ 지방쓰는 법
남녀의 자리는 북쪽을 기준으로 해서 살아있는 남자는 동쪽으로 위치하고 여자는 서쪽으로 위치한다. 하지만 죽은 사람은 이와 반대로 남자가 서쪽이고 여자가 동쪽이 된다.

지방을 쓸 때는 하나의 지방에 남자조상과 그 아내인 여자조상을 함께 쓰는데

임시로 만드는 위패이기 때문에 ‘神主’라 하지 않고 ‘神位’라고 쓴다.

 

체적으로 부모님의 지방을 쓸 경우에

자식(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본다)이 보는 오른쪽에 어머니의 신위를 쓰고 왼쪽에 아버지의 신위를 쓴다.

직명과 직급은 사실대로 쓰고 여자 조상은 ‘夫人’이라 쓴다.

만일 없으면 ‘學生’이라 쓰고 부인은 ‘孺人’이라 쓴다.

‘府君’은 남자조상의 경우이고, 여자조상이나 아내는 본관과 성씨를 쓴다.

 

제사를 받드는 봉사자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큰 아들인 경우 ‘孝子’, 작은 아들인 경우 ‘子’,

큰손자이면 ‘孝孫’, 증손자이면 ‘孝曾孫’, 남편이면 ‘夫’라 쓴다.

지방이나 축문은 조상을 보내는 마지막 절을 하고(사신)

신주 또는 영정을 원자리에 모신 다음 지방과 축문을 태운 후 향로에 재를 모은다.

대체로 지방을 둥글게 말아 쥐고 밑에서 불을 붙여 잘 탈수 있도록 한다.

▲ 제수 준비
우선 초접으로 식초를 종지에 담는다.

메(밥)는 식기에 수북하게 괴(담)고 덮개를 덮는다.

갱(국)은 소고기와 무를 네모로 납작하게 썰어 끓인 국을 그릇에 담고 덮개를 덮는다.

숙수(숭늉)는 냉수나 더운물에 밥알을 조금 풀어 그릇에 담는다.

면(국수)은 삶아 건더기만 그릇에 담고 덮개를 덮는다.

편(떡)은 현란한 색은 피하고, 대개 시루떡을 해서 정사각형의 접시에 괸다(1접시).

청장(淸醬)은 간장으로 종지에 담는다.

탕은 찌개로 (육탕, 어탕, 계탕) 채소나 두부를 재료로 하기도 한다.

전은 부침개로 육전, 어전 등을 쓴다.

적은 구이로서 제수 음식 중에서 중심이 되는 특별식으로 육적, 어적, 계적 등을 준비한다.

포는 생선 말린 어포나 육포로서 직사각형 접시에 담고. 어포는 등이 위로 되게 담는다.

혜는 식혜 건더기를 둥근 접시에 담는다.

숙채는 익힌 나물이며 고사리(줄기). 도라지(뿌리). 배추나물(잎) 등 3가지를 둥근 접시에 담는다.

김치는 무로 담근 나박김치를 그릇에 담는다.

과실은 나무에 달린 생과나 곡식으로 만든 과자다.

1접시에 담는 개수는 적당히 하되 전체의 접시 수는 짝수로 한다.(2, 4, 6, 8, 10접시)

제주(祭酒)는 맑은 술을 병이나 주전자에 담는다.

모든 제수의 조리법은 향신료(마늘 · 후추 · 고춧가루 · 파)를 쓰지 않고 간장과 소금만으로 조리한다.

밤, 배는 껍질을 벗기고, 기타의 과실은 괴(담)기 편하게 아래와 위를 도려낸다.

배, 사과는 꼭지 부위가 위로 가게 담는다.

땅에 뿌리를 박은 곡식이나 채소 · 과실은 지산 즉 음산이기 때문에 짝수로 한다.

땅에 뿌리를 박지 않은 고기나 닭·생선은 천산 즉 양산이기 때문에 홀수로 한다.

▲ 제수진설(祭羞陣設)
①고비합설(考妣合設): 내외분일 경우 남자조상과 여자 조상은 함께 차린다.
②시접거중(匙楪居中): 수저를 담은 그릇은 신위의 앞 중앙에 놓는다.
③잔서초동(盞西醋東): 술잔은 서쪽에 놓고 초접은 동쪽에 놓는다.
④반서갱동(飯西羹東): 메(밥)는 서쪽이고 갱(국)은 동쪽이다.(산 사람과 반대)
⑤적접거중(炙楪居中): 적(구이)는 중앙에 놓는다.
⑥어동육서(魚東肉西): 생선은 동쪽에, 고기는 서쪽에 놓는다.
⑦동두서미(東頭西尾): 머리를 동쪽에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한다.
⑧배복방향(背腹方向): 계적이나 생선포는 등이 위로 향한다.
⑨면서병동(麵西餠東): 국수는 서쪽에, 떡은 동쪽에 놓는다.
⑩서포동해 · 혜(西脯東醢(醯): 포는 서쪽이고. 생선젓과 식혜는 동쪽에 놓는다.
⑪숙서생동(熟西生東): 익힌 나물은 서쪽이고, 생김치는 동쪽에 놓는다.
⑫홍동백서(紅東白西): 붉은색의 과실은 동쪽에 놓고, 흰색의 과실은 서쪽에 놓는다.
⑬동조서율(東棗西栗): 대추는 동쪽이고 밤은 서쪽에 놓는다.
⑭천산양수 지산음수(天産陽數 地産陰數): 하늘에서 나는 것은 홀수이고, 땅에서 나는 것은 짝수다.


▲ 진설의 순서
제1열은 술잔과 메(밥), 떡국(설), 송편(추석)을 놓는 줄이다.

앞에서 봤을 때 떡국(송편)은 우측에 술잔은 좌측에 차린다.

제2열은 적(炙)과 전(煎)을 놓는 줄이다.

대개는 3적으로 육적(육류 적), 어적(어패류 적), 소적(두부 채소류 적)의 순서로 올린다.

제3열은 탕을 놓는 줄이다.

대개는 3탕으로 육탕(육류탕), 소탕(두부, 채소류탕), 어탕(어패류탕)의 순으로 올리며,

5탕으로 할 때는 봉탕(닭, 오리탕), 잡탕 등을 더 올린다. 한 가지 탕으로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제4열은 포와 나물을 놓는 줄이다.

좌측 끝에는 포(북어, 대구, 오징어포)를 쓰며 우측 끝에는 식혜나 수정과를 쓴다.

그 중간에 나물반찬은 콩나물, 숙주나물, 무나물 순으로 올리고

삼색나물이라 해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나물 등을 쓰기도 하며

김치와 청장(간장), 침채(동치미, 설 명절)는 그다음에 올린다.

제5열은 과실을 놓는 줄이다.

좌측부터 대추, 밤, 감(곶감), 배(사과)의 순서로 차리며

그 이외의 과일들은 정해진 순서가 따로 없으나 나무과일, 넝쿨과일 순으로 차린다.

과일 줄의 끝에는 과자(유과)류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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