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식, 중력 이상 관측 최적 기회
금세기 최장 개기일식이 특별했던 이유
이번 개기일식이 지나간 길. 우리나라는 달이 태양을 약 80퍼센트 가량 가리는 부분일식이 일어나는 지역이었다. 개기일식이 최고로 나타나는 지점은 서태평양의 드넓은 바다로 지도에서 빨간 점으로 표시된 곳이다.
올해 2009년은 달에게 정말 특별한 한 해인 듯싶다. 지난 7월 20일, 아폴로 우주선이 달 착률을 한지 4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래서 요즘 달에 관한 이야기가 풍성하다. 그런 가운데 22일 오전 우리나라에서는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이 일어났다. 구름도 없는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누구나 일식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조금 아래쪽에 위치한 중국 상하이 근방이나 남일본해에서는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나타났다. 즉 태평양에서 시작돼 남일본해를 지나고 중국 상하이, 쓰촨(四川)성을 지나 히말라야산맥 아래 부탄, 그리고 인도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지역이 매우 좁은 데다 사람들이 사는 곳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개기일식은 우리에게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이번 개기일식은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일어난 바람에 더욱 화제가 되었다. 지속시간은 최대 6분 44초로, 이 정도의 개기일식을 보려면 2132년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번 개기일식은 현 세대가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개기일식이었던 것이다. 영국의 과학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 최신 기사에 따르면 그 이유가 달의 공전궤도에 있다. 달 역시 타원궤도로 지구를 공전한다. 그래서 달의 공전궤도에는 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지점(近地點, perigee)과 가장 먼 원지점(遠地點, apogee)이 있다. 덕분에 이번 일식에서 달은 태양보다 8퍼센트 더 커 보이고 지구에 드리워진 달의 그림자가 여느 때보다 더 컸다. 일식이 최대로 일어났던 서태평양의 드넓은 바다에는 지름이 258 킬로미터 정도나 되는 달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 정도는 우리 한반도 동서를 덮는다. 과학자들은 한 세기에 한 번 정도 해볼 수 있는 실험의 기회를 맞이했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중국의 과학자들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론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것은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중력 이상(gravity anomaly)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밝히는 일이다. 그런데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진자의 진동면의 회전이 거꾸로 가는 것이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이는 갑자기 중력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암시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후 20여 차례의 일식 동안 중력 이상을 관측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결과도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개기일식의 지속시간이 길어서 이번 개기일식은 그동안 중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확인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중력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중국 남부 지역을 따라서 6군데에 이전보다 훨씬 민감한 관측기구들을 배치시켰다. 중국에서 개기일식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 곳에서부터 가장 나중에 일어나는 곳까지가 범위이다. 이 거리만도 무려 3천 킬로미터 정도.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중력 이상을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본다. 중력 이상 때문이 아니라 온도나 기압과 같은 환경적인 변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력의 작용에 대한 그동안의 생각이 도전을 받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델프트 대학의 실험물리학자 크리스 뒤프 교수는 자신은 “중력 이상이 존재한다고 확신하진 않는다”면서 “ 하지만 사실로 판명난다면 혁명적인 일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의 관측기기가 올바르게 작동만 한다면 우리는 의심의 여지없이 중력 이상이 존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번에도 결과가 애매하게 나온다면 과학자들은 앞으로도 10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가 진 뒤에 일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관찰은 어렵다. 한반도에서의 개기일식은 203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남한이 아니라 북한지역이 해당된다. 남한지역에서는 2095년의 금환식이 가장 가까운 개기일식이다. - 2009년 07월 23일 ⓒ ScienceTimes |
개기일식이 보여주는 우리 달의 비밀
지구 하늘에서만 해와 달이 크기 같다
하늘에 떠 있는 해와 달 중에 어느 게 더 클까? 당연히 태양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이 질문을 어린 아이에게 한다면 어떤 답을 얻을까? 해라고 하는 아이도 있고 달이라고 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하늘에서 보기엔 둘의 크기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태양과 달의 실제 크기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태양이 크다. 달이 우리의 엄지손톱만 하다면 태양은 지름이 4미터도 넘는 거대한 구이다. 태양은 달보다 400배 크다. 그런데도 우리 하늘에서는 태양과 달의 크기가 같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일 때 가능하다. 평생 동안 지구의 어느 한 곳에서만 산다면 아마도 한번쯤은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아 아주 오래 산다면 두 번 정도도 가능하다. 태양의 빛만이 달의 가장자리로 보인다. 태양의 강렬한 빛이 반지에 끼운 다이아몬드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다이아몬드 링만으로 보인다. 달이 400배 적은 대신 지구에 400배 더 가깝기 때문이다. 뭐 이게 무슨 특별한 이야기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 태양계 내 행성들 중 하늘에서 태양과 달이 크기가 같게 보이는 건 지구뿐이라면 어떨까. 태양계를 이루는 8개의 행성은 최소 166개의 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지구를 제외하고 다른 행성의 하늘에서는 태양과 달이 크기가 같지 않다. 그리고 이런 특별한 달을 가진 지구에만 생명들이 넘쳐난다. 이 모든 게 순전히 우연일까?
태양계 내 있는 166개의 달 가운데 지구의 유일한 달은 탄생에서도 좀 유별난 데가 있다.
외행성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갖는 많은 달들은 다음의 두 가지 중 하나의 과정을 거쳐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를 제외하고 내행성에서 유일하게 달을 갖고 있는 화성의 경우, 두 개의 달인 데이모스와 포보스 역시 이 가운데 후자의 과정으로 탄생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로 형성되었다고 하기에는 달이 상대적으로 지구에 비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태양계 내 다른 달들과는 다른 탄생비화를 갖고 있는 것이다. 태양계가 탄생하고 1억 년쯤 지났을 때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파편들이 여전히 내행성을 쌩하고 관통하곤 했다. 이때 화성만한 물체가 지구를 강타했다. 이 충격으로 인해 우리의 행성인 지구는 완전히 달라졌고, 상당한 양의 파편들이 우리 지구에 비해 과대한 달을 형성한 것이다.
지구의 생명과 달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싶겠지만 어쩌면 이렇게 거대한 달이 없었다면 지구의 모습이 지금과는 다를지도 모른다. 항상 똑같은 공전 궤도를 도는 게 아니라 안쪽과 바깥쪽으로 왔다 갔다 한다. 그 이유는 태양과 같은 다른 천체가 끌어당기는 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달은 보이지 않는 중력의 손으로 지구의 요동을 부드럽게 줄여준다. 지구의 기후에 급작스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준다. 만약 달이 없었다면 공전궤도의 불안정 때문에 지구에서 생명이 잉태되는 데 훨씬 더 애를 먹었을 것이라고 한다. 물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게 가장 중요한 면이다. 하지만 태양을 가릴 만큼 거대한 달의 역할은 생각보다 클지도 모른다.
거대한 달로 인해 나타나는 강한 조석력이 원시 지구에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구로부터 떨어져 나왔기 때문에 달은 우리로부터 조금씩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현재 멀어지는 속도는 1년에 약 3.8센티미터이다. 그러니까 과거에는 달이 훨씬 더 가까워 하늘에서 보면 달이 가장 컸다. 그 결과 달의 조석력도 지금보다 훨씬 컸다. 밀물과 썰물로 바다와 육지가 교차되는 거리가 수백 킬로미터에 달했다. 2~6시간 정도였고 표면 온도는 매우 높았다. 그 결과 밀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여 있는 웅덩이의 물이 금방 증발하면서 물속의 유기물들이 농축됐다. 생명활동이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레테 교수는 “DNA 이중가닥이 만들어지더라도 떨어지지 않으면 증식이 불가능해 생명체로 발전하지 못한다”며 “밀물 때는 염도가 희석돼 이중가닥이 떨어지고 썰물로 고립된 웅덩이의 물이 증발해 염도가 높아지면 이중가닥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달로 인한 조석력이 분자의 결합과 해리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한 셈이다. 게다가 우리 인간은 우연히도 태양과 달이 크기가 같은 운 좋은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도 말이다. - 박미용 기자 - 2009.07.24.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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