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일상)

2009년 7월 22일 - 달이 태양을 삼킨다(부분일식)

Gijuzzang Dream 2009. 7. 17. 13:40

 

 

 

 

 

 달이 해를 삼킨다 !

  

7월22일 부분일식 우주쇼 / 관측 5대 포인트

 

 

 

                       

 

 

 

 

7월 22일 태양의 대부분이 달에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일어난다.

주변이 갑자기 어둑해지고 초승달처럼 가늘어진 태양이 하늘에 빛난다.

이날 서울에서 태양을 보면 최대 약 79%가 가려진다.

이는 1948년의 금환식(태양 가장자리가 금가락지 모양으로 보이는 일식) 이후

가장 많이 가려지는 일식이다.
태양은 남부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더 많이 가려진다.

대전에서는 약 82%, 제주까지 내려가면 최대 92% 정도 태양이 가려지는 일식을 볼 수 있다.

 

일식은 오전 9시 34분경부터 시작된다(서울 기준).

태양의 오른쪽 귀퉁이를 달이 조금씩 가리기 시작해

오전 10시 48분을 전후로 태양의 79%가 가려지는 식 최대가 된다.

달이 태양 면을 완전히 빠져나가는 12시 6분경이면 일식이 끝난다.

 

 

 

              (왼쪽) 뜨거운 대기 코로나               

          (오른쪽)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지역을 인공위성에서 내려다

본 모습으로, 달의 그림자가 지구에 드리워져 있다.

 

 

삼국시대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에서 일식 현상을 기록한 부분이 남아 있다.

예로부터 태양은 임금을 상징하는 천체였기 때문에 조상들은 태양이 빛을 잃는 현상을 흉조로 받아들였다.

일식을 미리 예측해 백성의 동요를 막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다.

 

조선 세종 때인 1422년에는

일식 시간을 1각(약 14.4분) 틀리게 예보한 관리 이천봉이 곤장을 맞았다는 기록이 있다.

 

‘1422년 1월 23일(음력 1422년 기미년 1월 1일). 일식이 있으므로,

임금이 소복(素服)을 입고 인정전의 월대(月臺) 위에 나아가 일식을 구(救)했다.

시신(侍臣)이 시위하기를 의식대로 했다.

백관들도 또한 소복을 입고 조방(朝房)에 모여서 일식을 구하니 해가 다시 빛이 났다.

임금이 섬돌로 내려와서 해를 향해 네 번 절했다.

추보(推步)하면서 1각(刻)을 앞당긴 이유로 술자(術者) 이천봉(李天奉)에게 곤장을 쳤다.’ (조선왕조실록)

 

중국의 역서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나타난 오차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순지와 정인지, 김담 등의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1444년 독자적인 역법서 ‘칠정산’이 간행됐다. 한반도에서의 개기일식을 조사해 보면

평균 한 세기마다 2.25회 발생하고 있다. 근래에는 해방 직후 혼란기인 1948년 금환식이 있었다.

그 이전에는 조선이 쇠망해 가던 1824년과 1852년에 개기일식이 있었다.

흥미롭게도 고려 말과 조선 초의 혼란기인 14세기에는 개기일식과 금환식이 5회나 일어났다.

 

일식은 전 지구적으로 보면 1년에 3~5회 정도 발생하지만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지역이 매우 좁다.

대부분 부분일식을 볼 수 있고, 개기일식을 ‘세기적인 사건’으로 여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운 좋게도 한국 주변에서는 이런 ‘세기적 사건’이 몇 차례 더 있을 예정이다.

2010년 아프리카에서 중국에 이르는 금환식을 볼 수 있고,

2012년에는 일본과 중국 남쪽에서도 금환식이 일어난다.

한반도 근처에서 이렇게 흔하게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역사적으로 정말 드문 일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정작 한반도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나려면 203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것도 평양에서나 볼 수 있다. 남한지역에서는 2095년의 금환식이 가장 가까운 개기일식이다. 

2035년까지 통일이 돼 북한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 권오철, 천체사진가

- 동아사이언스

 

 

 

 

 

 

 

《7월22일 달이 해를 삼키는 우주쇼가 아시아와 태평양 일원에서 펼쳐진다.

해와 달, 지구가 일직선에 놓이며 해가 달에 가려질 때 생기는 일식(日蝕)은

우리나라에서는 오전 9시 31분 제주에서 시작해 낮 12시 14분 독도를 마지막으로 끝난다.

인도와 중국 상하이, 일본 남부에서는 해가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을 볼 수 있지만

한반도에서는 해 일부만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진행된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부분일식은 서귀포 지역에서 해의 92.4%가 가려지는 등

대규모로 진행된다.

또 이번 개기일식은 18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21세기 들어 가장 긴 일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가 달 뒤에 가려져 일사량이 줄면서 기온이 떨어지는 등 각종 기현상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본 등 개기일식 지역 코로나 관측

 

코로나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개기일식을 손꼽아 기다린다.

코로나란 태양의 둘레에서 태양 반지름의 몇 배나 되는 구역에 걸쳐 희게 빛나는 부분이다.

강력한 태양폭발이 일어나면 코로나 물질이 방출된다.

천문연구원 김연한 박사는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면 짧은 시간이나마

산란광 때문에 평소 관측하기 힘든 태양에 가장 가까운 코로나를 관측하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부분일식이 일어나는 한반도에서는

산란광 때문에 완벽한 코로나 관측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2】태평양 동남쪽 6분 39초 ‘최장’

 

이번 개기일식은 지구의 반을 가로지른다.

해를 완전히 가린 달의 모습은 인도에서 시작해서 네팔, 방글라데시, 부탄, 미얀마, 중국에서 차례로

볼 수 있다. 태평양 동남쪽에서는 6분 39초간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는 가장 긴 개기일식이 진행된다.

2년에 한 번꼴로 생기는 개기일식의 경우 해가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시간이 최대 2, 3분인데 비해

이번 일식은 상대적으로 길다.

김 박사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워지면서 달이 햇빛을 가리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3】한반도 개기일식 2035년 9월

 

일식이 일어나는 곳은 달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지역이다.

달그림자 안에 완전히 어두운(본그림자) 지역은 개기일식이,

덜 어두운(반그림자) 지역은 부분일식이 진행된다.

이번 일식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지역은 폭이 겨우 258.4km에 불과하다.

한반도에서 개기일식은 2035년 9월 2일 북한 평양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부분일식은 그보다 자주 일어나며 가장 가까운 부분일식은 내년 1월 15일 일어난다.

 

 

【4】기온변화… 닭-개 울부짖기도

 

일식이 일어나면 짧은 시간에 환경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온도 변화는 해가 달에 가려지기 시작하면서 바로 감지할 수 있다.

특히 해안이나 산악 지역의 온도차는 평야보다 더 크다.

학계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평소 때보다 5∼10도의 온도차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땅이 식으면서 높은 하늘엔 따뜻한 공기, 낮은 하늘엔 찬 공기가 안정적인 대기층을 이루면서

 얇은 구름들이 걷히는 현상도 일어난다.

해가 완전히 가려지는 2, 3분 동안 빛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개와 닭 등 가축들이 울부짖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천문연구원 박영득 박사는

“해가 90% 가려지는 한반도에서도 기온이나 바람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특수필터 통해 봐야 안전

 

개기일식이든 부분일식이든 해를 직접 바라보면 눈에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해가 90% 이상 가려져도 틈새로 쏟아지는 햇빛은 매우 강하다.

특히 특수필터가 달리지 않은 카메라로 일식 기념사진을 찍겠다며 해를 보면 시력을 잃을 수 있다.

천문연구원 측은 가급적 특수필터로 만든 안전성이 검증된 일식용 안경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 2009년 07월 17일

 

 

해가 완전히 가려진다면

개기일식 때 달에 가려진 태양은 까만 원으로 보인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하늘은 캄캄해져 대낮에도 별이 빛나게 된다.

몇 분 정도의 짧은 순간이지만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난다.

태양이 가려지기 직전의 모습이 마치 다이아몬드반지(왼쪽 위)처럼 보인다.

다이아몬드가 작아지면 완전히 가려진 태양의 까만 원 둘레에 밝게 빛나는 부분은

바로 태양의 대기층이 코로나(아래 사진들)이다.

희미하게 빛나는 코로나 속으로 소용돌이처럼 솟은 붉은 불꽃도 보인다.

바로 수소가스로 이루어진 홍염(오른쪽 위)이다.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뜨거운 대기 코로나

: 태양의 가장 바깥부분인 코로나는 평소에 태양의 표면이 밝아보이지 않는다.

코로나를 보기 위해서는 태양의 표면을 가려야만 하기 때문에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 때 관측이 가능하다.

코로나는 백 만도 이상의 온도를 가지지만, 기압이 매우 낮아 실제 느끼는 온도와는 다르다.

모양은 일정하지 않지만 흑점 주기에 따라 규칙적으로 변한다.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소용돌이 불꽃, 홍염

: 달이 태양의 밝은 부분을 가리면 태양 표면 가까이의 채층을 관측할 수 있다.

채층에서는 거대한 불꽃이 치솟는 듯한 홍염이 일어난다.

홍염은 주위에 비해 차갑고도 밀도가 높은 기체 덩어리가 수 시간에서 수 일 동안 허공에 떠있는 현상이다.

고리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 크기가 지구의 수십배에 이르기도 한다.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다이아몬드 반지

: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순간과 벗어나는 순간에 태양은 마치 다이아몬드 반지처럼 보인다.

이는 달이 완전한 구(球)가 아닌 울퉁불퉁한 표면을 가졌기 때문에

틈새 사이로 빛이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개기일식 과정

태양의 지름은 달의 지름보다 약 400배 정도 크다.

그러나 태양은 달보다 약 400배 정도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달과 태양의 겉보기 시직경이 대략 0.5도로 비슷하여 일식이 발생할 수 있다.

달이 태양의 전부를 가려 보이지 않는 현상을 개기일식이라 한다.

태양의 오른쪽부터 점점 가려지며 완전히 가려질 때는 태양의 대기인 채층과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다.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달의 그림자

: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지역을 인공위성에서 내려다보면

달의 그림자가 지구 위에 드리워져 어둡게 보인다. 태양을 가리는 달의 그림자는

지표면에 간신히 닿기 때문에 일식 현상을 볼 수 있는 지역은 한정된다.(평균 폭 200㎞)

지역에 따라서 태양의 전부가 가려져 보이기도 하고, 태양의 일부만 가려져 보이기도 한다.

태양이 전부 달에 가려지는 그림자 속에 관측자가 있으면 개기일식,

일부만 가려지는 그림자 바깥쪽에 있으면 부분일식이 나타난다.

그 바깥쪽에서는 전혀 일식현상을 볼 수 없게 된다. <사진, APOD>

 

 

●부분일식

: 달이 태양의 일부분을 가리는 현상으로,

달의 본 그림자 바깥쪽에 있는 반영 부분에서 보면 달의 중심이 태양의 중심에서 빗나가 있기 때문이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하늘이 캄캄해져 대낮에도 별이 빛나게 된다.

하지만 개기일식처럼 태양이 100% 가려지지 않으면 어두워지지 않는다.

따라서 채층과 코로나는 볼 수 없다.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금환일식

 

: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어지고

태양까지의 거리가 다소 가까워지면 달의 그림자가 지표에 닿지 않는다.

즉, 달의 각 크기가 태양의 각 크기보다 작아져서 달이 태양의 광구를 완전히 가리지 못한다.

그래서 태양의 가장자리 부분이 금가락지 모양으로 보이는데 이를 금환일식이라 한다.

<사진, NOAA/ SEC>

 

 

 

●2009년 7월22일에 일어난 일식

우리나라에서는 달이 태양의 일부, 약 80%를 가리는 부분일식을 볼 수 있었다.

서울을 기준으로 오전 9시34분에 태양의 오른쪽 귀퉁이가 달에 조금씩 가려지기 시작해

오전 10시48분경에 태양의 약 80%가 가려졌다.

이 사진은 태양이 가장 많이 가려진 제주도에서 극대기 때(KST 10:48) 촬영한 것.

<사진,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

 

 

 

 

일 식

 

 

허자(虛子)가 묻는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하늘은 원형, 땅은 방형’이라고 했는데, 왜 땅이 둥글다고 하십니까”

실옹(實翁)이 답한다.

“네 우둔함이여, 물체의 형체가 다 둥글고 모난 것이 없는데

하물며 땅이랴! 달이 해를 가려서 일식이 될 때 일식된 부분이 반드시 둥근 것은 달의 형체가 둥글기 때문이고

땅(지구)이 해를 가려서 월식이 될 때 월식된 부분이 또한 둥근 것은 땅의 형체가 둥글기 때문이다.”

18세기의 선비 홍대용이 쓴 <의산문답>의 한 대목이다.

성리학을 허자라는 작중 인물에 빗대 당시 유교사회를 대놓고 비판한 강단도 녹록지 않지만

일식 등을 들어 ‘지구는 둥글다’고 입증한 재치도 일품이다.

조선 후기의 과학 사상가라는 평가를 새삼 곱씹게 된다.

SF작가 아서 클라크는 “아주 발달한 과학기술은 마법과 구별이 안 된다”고 썼다.

당대 인식 수준을 넘어서는 과학적 산물이나 현상은 불합리한 반응을 끌어내기 십상이란 의미다.

일식도 그랬다. 홍대용에겐 뻔한 자연현상인 일식이 동시대의 아메리칸 인디언에겐 마법 그 자체였다.

18세기 말부터 1813년까지 인디언 전사 수만명을 이끌고 백인 횡포에 저항한 추장 테컴세는

신적인 권위를 누린 것으로 전해진다. 해를 어둠에 가두겠다는 약속을 지킨 덕분이다.

그는 유럽식 교육을 받아 1806년 6월16일 개기일식을 알아맞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홀로 먼저 알면 그만큼 권력에 가까워지기도 쉽다.

천문을 포함한 자연현상에 주술적 의미가 부여되던 고대사회에서

극소수 지배계급이 역법을 독점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서양 권력이 하나같이 그랬다.

일식 현상이 오늘 아시아 일대에서 관측된다.

국제천문연맹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천문의 해’에 걸맞은 ‘천문 쇼’의 날이 밝은 것이다.

인도 일본 중국 등지에선 개기일식 현상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아쉬운 대로 부분일식은 볼 수 있다. 구름만 지독하게 안 끼면.

민심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흙탕 싸움만 일삼는 정치권도 오늘만은 국회의사당 대신

하늘을 올려다볼 필요가 있다. 피로를 덜어낼 좋은 기회다.

18대 개원 이래 ‘하늘은 원형, 땅은 방형’이라고 헛되게 되뇌는 허자 꼴로 시종한 것은 아닌지

하면서 자성하면 더욱 좋고.
- 이승현 논설위원 [설왕설래]

2009.07.21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