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의 석기
‘청동기시대’ 하면, 명칭 그대로 ‘청동기’가 먼저 머리속에서 떠오를지도 모른다.
물론 청동기의 출현은 인류 역사상 획기적인 일이지만,
청동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의 상황은 세계의 각 지역마다 아주 다양하다.
그 가운데 한반도의 경우 청동기는
일부의 지배계층만이 소지하는 귀한 물품으로서 권위나 권력의 상징물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반면 대부분의 일상생활에는 무문토기와 마제석기가 주로 사용되었다.
청동기시대의 석기는 용도에 따라 목공구, 무기, 농공구, 의기(儀器)와 기타 석기로 나누어진다.
먼저 목공구로는 각종의 석부(石斧)가 있는데,
양날(洋刃)로 이루어진 것과 한쪽날(片刃, 單刃)로 된 것이 있다.
양날의 석부는 나무를 베는데 사용하는 벌채석부(伐採石斧)이고,
한쪽날의 석부에는 벌목한 목재를 도구로 가공하는 자귀(주상편인석부, 柱狀片刃石斧),
홈자귀(유구석부, 有溝石斧), 대팻날(편평편인석부, 扁平片刃石斧), 돌끌(석착, 石鑿)이 있다.
이 가운데 홈자귀는 한반도에서 고안된 대단히 실용적인 도구로서 일본열도에도 전해졌다.
무기에는 돌칼(석검, 石劍), 돌화살촉(석촉, 石鏃), 돌창(석창, 石槍) 등이 있는데,
특히 청동기시대에 처음 등장하는 돌칼은 한반도 최초의 개인용 무기였다.
이러한 무기류는 다시 손잡이 부분과 슴베의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명칭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농공구는 주로 곡식을 수확하는데 사용하는 반달돌칼(반월형석도, 半月形石刀)과 돌낫(석겸, 石鎌),
땅을 일구는 등의 경작에 사용하는 괭이 등이 있다.
특히 반달돌칼에는 장방형(長方形), 주형(舟形), 어형(魚形), 즐형(櫛形), 삼각형(三角形) 등이 있어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제작되었다.
이와는 달리 실용이 아닌 상징적ㆍ의기적 성격의 석기로서
이른바 달도끼(환상석부, 環狀石斧)와 별도끼(성형석부, 星形石斧)가 있는데,
아직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지만 우두머리의 지휘봉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돌칼에는 대형의 것, 손잡이 부분이 과장된 것, 돌결이 표현된 것도 있어
상징적ㆍ의기적인 도구로서도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어로(漁撈)에 사용된 어망추(漁網錘), 실을 감는데 사용한 방추차(紡錘車),
맷돌처럼 곡식을 가는 갈돌과 갈판(연석, 碾石), 석기를 가는 숫돌로 사용한 지석(砥石),
발화석(發火石), 그리고 옥으로 만든 귀걸이와 목걸이 등 다양한 형태와 용도의 석기들이 있다.
신석기시대의 마제석기는
주로 날(刃) 부분만 갈고 나머지 부분은 타격면을 그대로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청동기시대의 것은 전체를 정성스럽게 마연(磨硏)하여 형태가 정형화(定型化)되어 있어,
모양과 특징을 통해 비교적 그 용도를 추정할 수 있는 편이다.
또 석기의 종류가 신석기시대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면서
석기 자체의 형태가 세분화(細分化)됨은 물론,
일상생활, 전쟁, 제사 등 다양한 기능의 석기들이 등장하게 된다.
따라서 청동기시대는 마제석기의 전성기이기도 하다.
- 배진성, 고고관 청동기실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와의 대화 제129회(2009년 2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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