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일 놈들아 “함께 살자!” | |
유해조수로 낙인, 죽은 몸값 3000원 수난시대 … 산란기 둥지 사수 ‘사람과의 전쟁 중’ |
까치가 재잘거리면서 까치밥으로 남겨둔 마지막 남은 홍시를 쪼아먹는 모습을 설 아침에 봤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라는 노랫가락이 절로 입에서 맴돌았다.
까치는 소문난 길조(吉鳥). 까치 우는 소리를 들으면 호사(好事)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옛말이 공연한 소리는 아닐 터. 올해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
참새목 까마귓과의 까치는 한자어로 작(鵲)이라 하며 희작(喜鵲), 신녀(神女)라고도 불렸다. 어깨, 배, 허리는 흰색이고 머리에서 등까지는 금속성 광택이 나는 검은색을 띤다. 그런데 희작, 신녀가 요즘 수난을 당하고 있다. 농촌과 도시에서 ‘이 죽일 놈의 까치’가 된 지 오래다. 환경부는 2001년 까치를 유해조수로 지정하기도 했다.
“정전사고 5%가 까치집 때문”
탕~. 이따금 아내와 함께 산책을 가는 산에서 요즘 엽총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내가 사는 서울의 한 자치구는 4월 말까지 800마리의 까치를 죽이는 것을 목표로 정해놓았다. 까치를 꼬꾸라뜨린 엽사(그들은 ‘유해조수구제반’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있다)의 표정은 의기양양했다. 즐거워했다. 한 마리를 죽일 때마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에서 3000원씩 준단다.
한전이 까치를 미워하는 이유는 녀석들이 철사, 비닐 따위를 주워다가 전신주에 둥지를 틀기 때문이다. 정전사고의 5%가 까치집 탓이란다. 그래서 한전에 전화를 걸어봤다. “한마디로 죽일 놈들이죠. 우리가 까치를 잡는 데 쓰는 인건비만 1년에 200억원이 넘어요. 연인원 15만명이 투입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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