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은 2008년 2월 28일부터 3월 23일까지 35일간
전남 나주시 동강면 장동리 수문패총 유적을 발굴 조사하였다.
나주 수문패총은 영산강유역 대형 옹관고분의 기반이 되는 선조 집단과 관련된
초기철기시대~원삼국시대의 생활유적으로서,
1996년 12월 국립광주박물관이 실시한 영산강유역 문화유적 지표조사에서 확인한 유적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영산강유역 고대문화의 원형과
당시 나주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문물교류의 경로를 규명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발굴결과, 수문패총 유적에서는 초기철기시대 폐기장, 원삼국시대 패총,
원삼국~삼국시대 수혈유구, 성격미상 소토부 등이 조사되었다.
특히 패총은 2기의 문화층으로 구분되는데
|기는 유기물부식토층으로 가공된 목제기둥들이 출토되었고,
Ⅱ기는 연속된 패각층으로 당시 생활문화상을 살필 수 있다.
패총에서 출토된 점뼈와 토기류, 석기류, 다량의 현무암 등은 내륙뿐만 아니라
해양교류의 단서를 제공해주고 있다.

점뼈 출토 모습
이번 발굴조사는 초기철기시대 제의(祭儀)와 관련된 폐기장을 확인한 점,
원삼국시대 층에서 출토된 점뼈와 흙구슬, 유리구슬 등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신앙행위와
『삼국지(三國志)』「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에 기록된
마한의 구슬 관련 생활 문화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었던 점,
패각층에서 출토된 슬래그(Slag)를 통해 당시 공방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한 점,
그리고 패각층 하부에서 습지 환경과 관련 있는 유기물부식토층과 목재 기둥이 확인되어
당시 환경적 변화뿐만 아니라 인공시설물의 존재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유적의 주변은 영산강유역의 고대문화가 형성되었던 곳이다.
수문유적 앞의 남해만(南海灣)을 사이에 두고
동강면에는 월량리 · 진천리 · 대전리 · 장동리에 수십 기의 고분군이,
영암 시종면에는 신연리 · 옥야리 · 와우리 · 내동리 · 만수리 고분군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나주 반남고분군(사적 제76·77·78호)과 자미산성(전라남도 기념물 제88호)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당시 남해만의 수로를 활용한 내륙과 외부와의 활발한 문화교류는
나주시 동강면 일대 고분문화의 토대를 이루는 바탕이 되었다.
유적에서 출토된 생활유물들은
광주 신창동, 해남 군곡리 등에서 출토된 유물과의 비교 검토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뿐만 아니라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 나아가 일본과의 활발할 교역관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 이종철(국립광주박물관)
- 박물관신문, 2008년 5월(제44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