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시,서,화)

[과학으로 보면 더 재미있는 미술] 11. 개는 왜 모델로 인기일까

Gijuzzang Dream 2007. 11. 22. 11:29

 

 

[과학으로 보면 더 재미있는 미술]

 

 

 

 

 사람 눈치 잘 살피는 개

 

 


우두머리 받들던 습성탓
 

작품 속의 얼굴은 분명 개다. 그런데 이상하다.

쇼핑을 나온 듯 똑바로 서서 손에 명품 가방을 들고 있다.

입고 있는 옷도 사람의 것이다. 얼굴도 왠지 사람을 닮은 것 같다.

 


왜 이 개는 사람처럼 보이는 걸까.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하지홍 경북대 유전공학과 교수,

전찬한 삼성에버랜드 치료도우미견센터 선임훈련사가 모여 그 수수께끼를 풀어 봤다.


○ 인간과 가장 먼저 친해진 동물

“사진작가 윌리엄 웨그먼(William Wegman, 1943- )은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개의 모습을 많이 찍었어요. 웨딩드레스를 입은 개 신부가 좋은 사례죠.

개를 이용해 세상을 풍자한 거예요.”
이명옥 관장은 다양한 미술 작품에서 인간의 정서를 닮은 개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술의 세계에서 개가 다른 동물과 많이 다른 점이다.

웨그먼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 는 모든 동물 중에서 가장 먼저 인간과 가까워지고 가축이 된 동물이다.

개는 마치 인간과 감정을 교류하는 것처럼 보인다. 개의 어떤 점이 이 같은 ‘가축화’를 이끈 걸까.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개의 두개골은 1만4000년 전 것이에요.

늑대가 사람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개로 길들여졌다는 학설이 과거에 유력했어요.

그러나 DNA를 분석해 보니 개가 10만 년 전부터 늑대에서 갈라진 것으로 나와요.”
하지홍 교수는 “오래전에 ‘개 같은 늑대’가 먼저 태어났고

이들이 인간을 선택했다”며 최근 주장을 소개했다.

전찬한 훈련사도

“개는 무리를 짓고 서열을 정하는 본능을 갖고 있고 이 점 덕분에 인간과 친해졌다”고 강조했다.


“개의 집단에서는 우두머리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하면 손해를 보거나 따돌림을 당할 수 있어요.

그 때문에 개가 주인인 인간의 눈치를 잘 알아채는 거죠.”
심리학자들의 실험 결과 개가 원숭이보다 인간의 눈치를 더 잘 알아챘다고 한다.

 

 


○ 요즘 개 훈련시킬 땐 강압보다 생각하게 만들어

참가자들은 조선 왕족이었던 이암이 16세기에 그린 ‘모견도’를 보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큰 개의 얼굴 방향을 보세요. 강아지의 얼굴 방향과 엇갈리고 있어요.

거기에다 강아지 한 마리는 어미 개의 품을 파고들면서 그림에 생동감을 줍니다.

이런 묘사가 걸작을 만든 거죠. 이암은 동물화를 전문 영역으로 개척해 뛰어난 그림을 남겼어요.”

이 관장의 설명이다.

하 교수는 그림에서 개 목걸이에 주목했다.
“500년 전 조선 초기에 저렇게 화려한 개 목걸이가 있었다는 것이 놀라워요.

우리가 얼마나 개를 사랑하는 민족인지 보여 주는 그림이죠.”

전 훈련사는 그림 속 목걸이는 주인이 개를 통제했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과거엔 개를 강압적으로 훈련시켰지만 요즘엔 개를 생각하게 만들어요.

개가 어떤 행동을 해야 자기에게 이익인지 생각하게 해 인간이 원하는 행동으로 유도하죠.

치료 도우미견도 마찬가지예요.”

세 사람은 물질문명이 지배하는 현대에 개는

인간에게 야성의 세계를 느끼게 해 주는 매개체라고 입을 모았다.

이 관장은 “사이버 세계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털의 감촉 등 따듯한 스킨십을 일깨워 주는 존재가 바로 개”라고 말했다.

하 교수도 “외로움이 가득한 21세기에 개는 과거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08년 2월 1일

-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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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이상한 이야기(FUNNEY / STRANGE)’

- ‘윌리엄 웨그먼(William Wegman)전’

 

: 2007년 3월30일-7월 22일, 성곡미술관(02-737-7650).

  

2006년, “슈렉이 동양화에 나오나요?”라는 질문이 한 포털사이트 지식검색에 올라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누리꾼들은 이 질문에 기발한 댓글을 달았다.

“합성이다”, “슈렉이 옛날부터 없었으니 최근에 그려진 그림이다”,

“빌어먹을 미국 놈들 한국을 어떻게 알고 이런 짓을 하다니”….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작업은 화가 손동현이 슈렉을 소재로 그린 동양화 ‘막강이인조술액동기도’ 였다.

 

이러한 논란(?)의 근원은 동양화의 형식을 추구하고 있으나

그곳에 동양화에는 등장하지 않을 법한 대상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의 재(再)맥락화가 가져온 엉뚱함이 ‘웃기고 이상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2007년 이에 버금가는 ‘웃기고 이상한 이야기’가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윌리엄 웨그먼(William Wegman)展’이다.

 

‘개 사진가(Dog photographer)'라고 불리는 그는

1970년부터 유명한 사진작가 이름을 딴 애완견 ‘만레이(Man Ray)’를 비롯하여

자신이 직접 기르는 개 여러 마리를 모델로 작업을 해왔다.

그는 다양한 장르를 통해 개를 사람처럼 보이게 했다. 그 중 돋보이는 것은 사진작업이다.

그의 사진 구성과 형식은 ‘인물사진’의 형식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는 정작 인물이 없다. 단지 ‘개’가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녹색 베레모(나뭇잎)를 쓰고 있는 개가 고개를 살짝 돌려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가 하면,

‘윌리엄 웨그먼 주식회사’라는 작품에서는 개가 하품을 하고 있고,

물 위에서 부서진 스티로폼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작품 ‘떠내려가다’에서는

개가 불안한 표정을 자아내고 있다.

이처럼 웨그먼의 작업에서 우선적으로 포착되는 것은 피사체가 단순히 관조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포착하는 ‘사진을 찍는다’는 개념에서

대상 가지고 유희하는 ‘사진을 만든다’는 개념으로의 변화이다.

웨그먼 작업에서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특성은 배경은 최소화되고

‘개’를 중심으로 모든 구성이 완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객이 그의 작업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작업의 표면에 남는 것은 ‘개’와의 깊은 유대감,

또는 정신적 교감을 통해 획득된 유희적 산물이 만들어낸 아이디어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건대,

낯선 동양화를 보여준 손동현의 작업이 동시대 문화의 현실적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듯이,

‘개’를 통해 ‘인간’으로 에둘러 가는 웨그먼의 ‘웃기고 이상한’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지금·여기의 현실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저 멀리 박지원의 ‘호질’이 그랬듯,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그랬듯이.

- 조선일보, 이대범 · 미술평론가

 

 

 

개념미술(槪念美術)


일반적인 뜻으로는 미술작품의 물질적 측면보다 관념성의 비물질적 측면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좁게는 기호나 문자 등의 비물질에 의한 표현양식을 말하지만,

넓게는 퍼포먼스나 비디오 아트같이 회화도 아니고 조각도 아닌 새로운 미술형태와

대지미술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로잉이나 사진으로 볼 수밖에 없는 미술 형태를 포괄한다.

 

공식적으로는 1960년대 후반에 미국의 평론가 펠로(John Fellow)가

점차 지적인 사고 조작을 중요시한 나머지 어떤 극한에 도달한 상태의 현대미술 양식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이처럼 개념미술은 대부분의 미술작품이 형식(작품)과 내용(개념)으로 성립되는 것에 비해,

일방적으로 개념을 중시하여 작품이 언어적인 의미내용과 제작이념에 완전히 종속되며

작가의 사고 자체가 전면에 등장하는 경향을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개념미술은 1960년대에 들어 더욱 상업화되어 가던 미술계와

특히 동시대 미술이었던 미니멀 아트로 대표되는 전후 형식주의 미술에 대한 반대를 기치로 대두하였다.

개념미술이라는 명칭 자체도 1960년대 초에 과격한 반예술적 이벤트를 시도한

보이스(Joseph Beuys, 1921~1986), 백남준(白南準) 등의 플럭서스 멤버들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개념미술가들은 그때까지의 미술이 좁은 범위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그 한계에서 탈피하기 위해 페미니즘, 대중문화, 기호학 등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미술작품과 닮은 구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 냈다.


개념미술은 기본적으로 근대적 예술관을 부정하거나 긍정하는 두 경향으로 나뉘는데,

전자는 유럽에서, 후자는 미국에서 많이 보인다.

유럽에서는 제1차세계대전을 경험한 후 이성적 합리주의에 근거한 근대 미술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다다가 출현하였고, 이것이 제2차세계대전 후 재평가되면서 미술에 관념성을 도입한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 등의 영향과 어울려 부정적 경향의 기초를 형성했다.


유럽에서 긍정과 부정의 배후에는 형이상학적 혹은 합리론적인 전통이 자리하고 있으며

초경험적인 존재에 관계하는 태도에 따라 그 입장이 결정된다.

특히 경험론의 전통에 근거한 실증주의적인 토양이 형성되어 있는 영국의 경우에는

롱(Richard Long, 1945? ), 디베츠(Jan Dibbets, 1941? ), 길버트와 조지(Gilbert & George) 등과 같이

경험 자체를 중시하는 경향과 논리 실증적인 언어로의 관심을 두는 미술과 언어가 개념미술을 표방하였다.

이는 반논리실증주의자에 의해 유럽 근대미학이 영국에 뿌리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학은 특히 칸트(Kant)적인 '미의 형식성'이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와

독자적으로 해석됨으로써 추상표현주의 이후 차가운 추상에서부터 미니멀 아트에 이르는

일련의 순수한 형식주의가 미국적인 개념미술의 토대가 되었다. 

 

 

 


 

Blue-Hat  2006 / Pigment Print

 

 

Leaf-Line  2005 / Pigment Print

 

 Opening 2001 / Pigment Print

 

 

Tall-Hat  2005 / Pigment Print

  

 Green Beret 녹색 베레모, 2005, Pigment Print

 

 Stepping, 딛고 서기 , 2003, Pigment Print, 30☓24

 

 

 Leafy Vale, 나뭇잎골짜기, 2005 

 

ntruder, 침입자, 2006 Pigment Print, 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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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만 레이를 웨그만의 삶의 동료로서, 그리고 인간의 감정을 지닌 사진모델로서

그의 예술인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1982년에 만 레이가 죽고 페이 레이(Fey Ray)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이름의 유사모델들이 등장해도 사람들은 하나같이 만 레이로만 기억하려 한다.

 

만 레이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다.

윌리암 웨그만이 1970년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작업할 당시 생후 6주된 개를 구입한 직후

붙여준 첫 이름이 '바우Bauhaus)'였지만,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자꾸만 칭얼대어

바꿔준 이름이 오늘날 유명한 사진모델 만 레이다.

 

웨그만의 작품에 모델로 등장한 이후 만 레이는 단순한 개가 아니라

유명세를 톡톡히 치루는 대중스타였으며 출연료까지 지급되는 소득자이기도 했다.

윌리암 웨그만은 지금은 사진가로서 더 유명해졌지만

1980년대 초반까지는 화가로서 더 알려진 예술가였다.

70년대 초반부터 미니멀 회화와 개념사진을 제작했던 웨그만은

만 레이를 모델로 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착상해 냈다.

그리고 만 레이 시리즈야말로 자신의 작품 세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흥분했다.

 

만 레이 시리즈는

1979년부터 만 레이가 죽은 1982년 3월까지 약 3년동안 제작된 사진들이 그 결정판이다.

 

만 레이 프로젝트는

1970년 초반부터 비디오 테이프(Seven Reels, 1970∼77), 슬라이드(Gray Hairs, 1975)로,

그리고 중반부터는 사진도 함께 제작되었다.

스틸사진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이 20×24인치 폴라로이드 필름을 사용한 것이다.

만 레이 포토폴리오가 처음 알려졌을 때(작품집은 1982년 제작됐다)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

만 레이의 희극적인 연기의 상징성에 공감하는 측과 동물에 대한 학대를 비난하는 측이 있었다.

동물학대죄로 기소하라는 여론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러나 막상 만 레이 사진이 전시된

전시장에서는 어떤 항의소동도, 그리고 웃고 떠드는 사람도 없었다.

사진을 통해 보여준 만 레이의 연기, 즉 만 레이의 메시지는 진지하면서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진 속에서 만 레이는 여러 가지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만 레이의 모습은 객관적으로 인간을 볼 수 있는 '제3의 인간(the third person)'의 포즈일 뿐만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삶의 모습을 단순히 희극화하려는 의도를 넘어 인간이 지향해야 할

참모습을 보여주는 인간배역의 2인칭 화자인 셈이다.

오늘날 만 레이는 미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이미지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20년이 흐른 지금도 만 레이에 대한 화제(동물학대에 관한 논쟁)는 무성하기만 하다.

- 사진예술, 1995년 9월호, 진동선의 하우포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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