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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의 울산 반구대 소재 산수화 발굴 - <공회첩>

Gijuzzang Dream 2008. 7. 22. 00:41

 

 

 

 

 

 

 

 겸재 정선의 울산 반구대 산수화 발굴

  

 

 

김진영 박사 '공회첩' 소개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의 산수화 2첩이

새로 발굴됐다. 더구나 이 중 하나는 현재는 암각화로 유명한

울산 울주군 반구대(盤龜臺)를 소재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술사를 전공한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연구원인
윤진영(41) 박사는

18세기 조선의 회화 애호가이자 문필가인 옥소(玉所) 권섭(權燮.1671-1759)이 소장했던

화첩인 '공회첩'(孔懷帖)을 발굴했다고

최근 발간된 한국학 전문 계간지인 '문헌과해석' 여름호(통권 43호)를 통해 밝혔다.

개인이 소장한 이 화첩은 모두 8면으로
표지에는 '공회첩'이란 제목을 달았다.

 

권섭의 동생이자 겸재보다 두 살 어린 권영(權瑩. 1678-1745)이 형에게 보낸 편지,

권섭이 쓴 발문과 함께 겸재의 산수화 2점이 수록됐다.
화첩 속 두 그림에는
각각 '옹천(甕遷)'과 '반구(盤龜)'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의 산수화 2첩이 새로 발굴됐다.

제목이 '옹천(甕遷, 위)'과 '반구( 盤龜, 아래)' 란 제목이 붙은 이 그림은
권섭(權燮.1671-1759)이 소장했던 화첩인 '공회첩'(孔懷帖)에 들어 있었다.
그중 '반구'는 암각화로 유명한 울주 반구대를 소재로 한 것이다

 

 

윤 박사에 의하면 '옹천'은 강원도 고성에에서 통천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절벽으로

독(甕)처럼 생긴 가파른 낭떠러지라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으며.

그 빼어난 경관으로 인해 이를 소재로 한 조선시대 회화는 몇 작품이 있다.
    
하지만 반구대를 소재로 한 조선시대 그림은
이번에 발견된 겸재 작품이 처음이라고 윤 박사는 밝혔다.
울주군 언양면 대곡리에 소재한 반구대는
고려말 정몽주가 언양에 유배생활을 할 때 들른 곳으로

절벽 산등성이가 마치 거북이 앉은 모양과 같다해서 '반구'라는 이름을 얻었다.

권섭은 을축년(1745)에 이 화첩을 엮으면서 그 사연을 적은 발문에서

"'옹천'과 '반구' 두 그림은 겸재의 뛰어난 수필(手筆)에서 얻었다.

(죽은 동생 권영과) 같이 좋아했다가 (동생이) 나에게 나누어 준 것 역시 정월 28일었다.

지금 동생은 깊은 땅 속에 묻혀 있으니 누가 다시 성심으로 이를 남겨주는 이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로 보아 이들 겸재 그림은 애초에는 동생 권영이 소장했다가

죽기 직전에 그림을 좋아한 형에게 보낸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윤 박사는 밝혔다.


화첩 제목 '공회'(孔懷)가 '대단히 사모한다' 혹은 '형제간 우애가 좋다'는 뜻을 담은 점을 볼 때

권섭이 결국 동생을 추모하며 화첩을 엮은 셈이 된다.

윤 박사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 그림들은 겸재가 70세 안팎의 노년기에 그렸다고 추정되며,

그렇기에 그의 완숙한 필치가 잘 드러난다"면서

"그리고자 하는 경물(景物)에 선묘(線猫)로 골격을 잡은 다음 거친 터치를 가하거나

담묵(淡墨)으로 채색하듯 처리하여 바위와 절벽의 질감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옹천'은 깎아지른 듯한 바위 벼랑을 짙은 먹의 굵은 필획으로
거침없이 그려냄으로써

험준한 형세가 더욱 힘을 받는 듯하며,

'반구' 또한 수직의 고저감을 강조하여 내려 그은 필치가 언뜻 단조로운 듯하나

실경과 마주하여 정선이 느낀 인상과 심상(心象)의 이미지가 제대로 투영됐다는 것이다.
-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 2008-07-17, 연합뉴스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