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일상)

칠백년 만에 피어난 고려연꽃

Gijuzzang Dream 2011. 8. 1. 17:37

 

 
 
 
 
 
 
 
 
 칠백년 만에 핀 고려연꽃

 


       

       

       

      경남 함안(咸安)박물관 성재기 계장은 지난 해 국립가야문화연구소가
      진행중인 성산산성 발굴작업에 합류했습니다. 

      연못 터에서 연꽃 씨앗을 찾기 위해서였죠.
      산성은 6세기 중반 이후 아라가야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5월8일 오후 성씨는 도토리를 닮은 연씨 열 알을 수습했습니다.

      "땅을 4~5m쯤 파내려가자 진흙층이 나왔습니다.
      호미도 잘 안 들어갈 정도로 단단하고 공기는 전혀없었죠.
      그곳에서 씨를 발견했습니다.

      요즘 것보다 약간 작아 고대 씨앗이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씨앗 둘을 즉시 한국지질자원연구소로 보내 연대를 측정했습니다.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법으로 확인한 결과 한 알은 1160~1300년일 확률이 93.8%,

      다른 한 알은 1270~1410년의 확률이 95.4%로 나타났습니다.

       

      7세기 전 고려시대의 것임이 밝혀진 것이죠.

      그 때부터 고려 연꽃을  피우기 위한 정성어린 나날이 시작됐습니다.

      다섯 알을 받은 함안농업기술센터는 두 알을 성공적으로 발아시켰고,

      함안박물관에서도 세 알 중 하나가

      두꺼운 껍질을 뚫고 여린 싹을 내밀었습니다.

      발아한 연씨에서 연잎이 무성하게 자랐으나 꽃을 피우지는 못했습니다.

       

      연씨는 발아시킬 경우 이듬해부터 꽃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7일 새벽, 어둠이 걷힌 함안박물관 뜰에는

      팽팽한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6월20일 꽃대가 출현한 '고려 연'이

      이 날 꽃망울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아침 햇살이 살갗에 와 닿자 분홍색의 뾰족한 꽃봉우리는
      생명력을 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단단하게 붙어있던 꽃잎 중의 하나가 살짝 몸을 젖혔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죠.
      꽃잎들이 하나하나 떨어져나갈 때마다 봉우리는 미세하게 부풀었습니다
      예민한 눈으로 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힘든 신비한 개화!

       

      숨죽이며 지켜보는 눈길들이 부끄러운 듯
      봉우리는 쉽사리 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러기를 네 시간여,
      연꽃은 700년 세월을 뛰어넘어 꽃잎을 모두 벌리고 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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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색이 섞이지 않아 선명하게 붉은 색과 단정한 형태.
      요즘 홍련과 달리 색이 연하고 꽃잎 수도 적었습니다.
      고려불화가 전해주는 모습 그대로였죠.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분화되기 이전의 순수함이 살아있는 것입니다.

      부활한 연꽃은 '아라홍련' 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이 지역이 고대 아라가야의 중심지였기 때문입니다.
      몇 송이에 불과한 이 꽃을 많은 사람이 볼 수는 없을까요.
      성계장은 이미 계획을 세워놓았다고 합니다. 

       "함안 공설운동장 옆의 천연습지를 연꽃테마공원으로 조성할 겁니다.
      몇 년 뒤면 아라홍련이 호수를 가득 덮은 장관을 누구나 볼 수 있겠죠.
      일본은 1951년에 수습한 2000년 전의 연씨 세 알로
      지바에 연꽃공원을 만들어 놨습니다."

       

      - 자료제공 : 함안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