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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대 새의 낙원’ 한반도 경상 분지
해남 우항리 공룡, 익룡, 새발자국 화석단지 (천연기념물 제394호) |
우리나라 경상누층군에서 산출되는 새 발자국 화석은 Koreanaornis hamanensis, Jindongornipes kimi, Goseongornipes markjonesi, Ignotornis yangi, Uhangrichnus chuni 및 Hwangsanipes choughi로서,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중생대 백악기 새 발자국 화석종의 약 1/3을 차지한다.
한반도 경상 분지는 중생대 새의 낙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 가장 다양한 새 발자국 화석이 산출되며, 이들은 새의 진화와 고지리적 분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귀중한 자연 유산이다.
새 발자국은 크기가 작고 대개 세 개의 발가락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새의 발자국을 통해 새의 형태적 특징, 생태, 이동 속도, 습성 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발자국의 크기와 형태, 발가락의 수,
발가락 사이의 각도와 배열 등은
새 발자국 형성자를 밝히는 데 이용되고 있으며 또한 새의 생활 방식의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생대 새 발자국 화석은 공룡 발자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동부 아시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중생대 새 발자국 화석에 관한 보고가 잇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산출되는 백악기 새 발자국 화석의 비율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산출되는 새의 골격 화석은 적은 편이지만
백악기 지층에서 산출되어 명명된 새 발자국 화석은 전 세계 어느 지역보다 다양하고 풍부하다.
속이 빈 작은 뼈를 갖는 소형의 섬세한 동물의 골격화석은 쉽게 보존되지 않으며,
따라서 초기 새의 화석 기록은 양호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석 기록은 백악기 동안 여러 다양한 종류의 새가 생존하였음을 지시하기에 충분하다.
새 발자국의 형태는 새의 종류와 새가 발자국을 남길 당시 퇴적물의 상태에 따라 크게 다르다.
또한 같은 종류의 새도 보행 행동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
퇴적물의 입도와 수분 함량은 새의 발자국의 형태에 큰 영향을 미치며,
발자국의 보존 상태 또한 퇴적 환경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물가에 서식하였던 새의 발자국이 새 발자국 화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함안 용산리 함안층 새발자국 화석산지 내 새발자국화석(천연기념물 제222호)
물갈퀴를 갖는 세계 최고의 새 발자국 화석
1861년 독일의 후기 쥐라기 지층에서 최초로 시조새 Archaeopteryx 화석이 발견되어
파충류와 조류의 진화적 고리를 이해하는 증거로서 주목을 받았다.
중생대의 새 발자국 화석으로 처음 알려진 것은
미국 콜로라도의 전기 백악기 Dakota 층군에서 발견된 Ignotornis mcconneli이다.
Mehl, 1931. 모로코의 후기 백악기 지층에서 새 발자국 화석이 보고된 바 있으나,
학명이 붙여지지 않고 상세한 기재도 없으며, 표본의 레플리카도 찾을 수가 없다.
함안 용산리 함안층 새발자국 화석산지 내 새발자국 화석(천연기념물 제222호)
경상남도 함안 지역에 분포한 전기 백악기 함안층으로부터 한국의 새라는 의미의
새 발자국 화석 Koreanaornis hamanensis가 보고되었었는데(Kim, 1969),
이는 중생대의 새 발자국 화석으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볼 수 있다.
Yang et al.(1995)은 전라남도 해남군의 후기 백악기 우항리층에서 물갈퀴가 있는
두 종류의 새 발자국 화석을 Uhangrichnus chuni와 Hwangsanipes choughi로 명명 기재하였으며,
발표 당시 이는 가장 오래된 물갈퀴 새 발자국 화석 기록이다.
최근 우리나라 남해안에 분포하는 경상누층군의 진동층으로부터
Jindongornipes kimi와 Goseongornipes markjonesi가 분류 기재되었으며(Lockley et al., 2002, 2006),
함안층으로부터 물갈퀴를 갖는 세계 최고의 새 발자국 화석 Ignotornis yangi가 보고되었다.
(Kim et al., 2006.)
지금까지 보고된 중생대 새 발자국 화석은 16속 25종이다.
이 중 트라이아스기-쥐라기 지층에서 보고된 새 발자국 화석은 1속 7종으로
모두 Trisaurodactylus 속에 해당한다.
일부 논란이 있기는 하나 Trisaurodactylus가 새의 발자국 화석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기록은 새의 시대라고 알려진 신생대가 시작되기 전 중생대 백악기에
새의 종류가 다양하였음을 지시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시조새로 대표되는 새의 조상이 나타난 후기 쥐라기보다 오래된 후기 트라이아스기-쥐라기에
새가 생존하였음을 지시한다. 이러한 사실은 조금은 이상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화석의 보존 상태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해석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함안 용산리 세일층 / 함안 용산리 함안층 새발자국 화석
해남 우항리 퇴적층군
- 진주 가진리 새발자국 화석 / 함안 용산리 함안층 새발자국 화석
- 함안 용산리 세일층
- 해남 우항리 퇴적층군
중생대 새 발자국 화석이 산출되는 국가는 8개 국가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새 발자국 화석의 분포가 소수 국가에 불과하다는 해석보다는
새 발자국 화석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속한 국가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해석이 바른 것으로 보인다.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와 남북 아메리카 지역에서
새 발자국 화석 기록이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다.
중생대 백악기의 새 발자국 화석은 총 15속 18종이 보고되어 있다.
이 중에서 한반도에서 보고된 새 발자국 화석은 6속 6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경상누층군이 퇴적될 당시의 한반도는
중생대 새의 낙원이라고 할 수 있는 새의 다양성과
고지리, 진화 연구에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 김정률 문화재위원, 한국교원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 사진,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 월간문화재사랑, 200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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