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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근로자가 한국에서 일해 보내는 금액이 연간 3억달러로, 몽골 GNP의 16%에 달한다.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한 다극체제 간의 복잡한 함수가 작용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세계화, 정보화의 진전과 시민사회의 성장에 따른 국내 여론에도 민감한 영향을 받는 조건에 놓여 있다. 따라서 전략적 동맹관계라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당위적인 요구를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 상황에 대한 분석을 통해 창조적인 대안을 제시해 상대방 동맹국가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차원에서 향후 우리나라 미래 국가전략의 핵심은 한미동맹을 지렛대로 하여 최근 중요한 변동 국면을 겪고 있는 주변정세 속에서 북한문제의 해결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치밀하고도 지혜롭게 대응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는 국정 최우선과제를 경제살리기에 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수준과 경제시스템을 고려할 때 정부의 정책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면 경제문제는 핵심적인 국책과제 이외에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오히려 최근 한반도 정세의 중대한 변동국면 속에서 핵심 과제인 북한문제의 해결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한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하면 국가경제 전체 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 구체적 대안으로 남한, 북한, 몽골 3자 연방통일국가 건설로 선진화를 실현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고구려)과 몽골은 공동문명권으로 고대역사 때부터 교류해왔다.
근대 이후에는 1990년에 수교했으며 역사적, 문화적으로 연관성이 대단히 높다.
인류학 차원에서는 한국인, 몽골인의 90%에서 발견되는 몽골반점에서 확인되듯이
핏줄 연관성도 높다. 고려-원나라 시기에는 형제국 관점에서 상호관계를 긴밀하게 하기 위한
정략결혼 정책을 펴 20만명이 넘는 여성이 결혼을 통해 이주,
서로 ‘신부·신랑 나라’ 또는 ‘어머니 나라’라 부르기도 했다.
이 덕에 두 나라 국민은 외모, 언어, 생활방식과 문화적 유산 면에서 많은 유사점을 갖게 된 것이다.
특히 언어적 차원에서도 한글과 몽골의 언어구조가 비슷한데,
현재 문자가 없는 몽골이 러시아 문자를 쓰는 대신 한글로 변경한다면 편리할 뿐 아니라
양 국민의 관계는 급속도로 친밀해질 것이다.
‘United State of Great Corea and Mongol’
경제적 차원에서 보면 몽골은 한반도의 7배가 넘는 크기에 1000억t의 석탄과 5.4억t의 구리,
50억 배럴의 석유를 비롯해 철광석, 주석 및 형석, 준보석 등을 보유한 세계 8위의 자원부국이다.
그러나 인구는 300만명도 안 되고 자본과 기술이 부족하여 개발을 못하고 있다.
또한 현재 2만여 명의 몽골인이 한국에서 일해 보내는 금액이 연간 3억달러로,
몽골 GDP 18억7000만달러의 16%에 달한다.
2000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서울거리’가 조성되기도 했다.
한국과 몽골의 이 같은 역사 · 문화적, 경제적 연관성은 연방국가를 건설하는 데 충분한 근거와
기반이 될 수 있다. 또한 동북아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독특한 지역이다.
동북아에 위치한 한국과 몽골의 안보는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상호협력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본격화될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서도 칭기즈 칸의 고향이자
한국 고대 역사유적의 보고인 동몽골에 대한 공동 조사 · 연구사업이 강력한 대응무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북-몽골 3자 연방통일국가’는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
우선 1단계로 ‘코리아, 몽골 경제문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몽골간의 FTA를 이른 시일 내에 실현시키고,
더불어 상호비자면제협정을 맺어야 한다.
이 두 가지 과제만 실현돼도 한국과 몽골의 경제협력은 폭발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또한 역사적, 문화적 차원에서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공동대응을 추진하고,
몽골어 문자를 한글로 전환하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2단계에는 남-북-몽골 간의 국가연합을 추진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각 국가의 독립성을 살리면서 즉 각국은 독자적 정부와 군대,
그리고 독자적 외교권과 국제법상의 독립주체로 활동하면서
현재 유럽연합과 같은 통합된 중심기관 즉 ‘코리아 · 몽골 연합’을 우리나라와 몽골 간의
역사적 인연이 깊은 제주도에 세워야 한다.
통합헌장 및 상징 깃발을 만들고, 경제적·문화 분야에서 통합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마지막 3단계에는 남-북-몽골 간의 연방통일국가를 건설해야 한다.
그 모델은 대영연방국 즉 정식 명칭으로 말하면 그레이트 브리튼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줄여 그레이트 브리튼이라 말하는데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지역과 북아일랜드 지역으로 구성된 연방국가다.
새로운 역사인식
남-북-몽골 연방통일국가 역시 정식 명칭은 ‘United State of Great Corea and Mongol’이 되고
약칭은 ‘Great Corea 연방국가’로 하여 명실상부하게 정부, 군대, 외교권, 의회, 사법부까지
통합적으로 구성, 운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작업은 한미 간의 긴밀한 협의와 협력이 필수조건임을 이해해야 한다.
역사적 경험에 비춰봐도 독일통일 과정에서 콜 총리가 가장 역점을 둔 것이
미국과의 협의, 협력이었다. 그리고 위의 남-북-몽골 간의 3자연방통일국가 방안에 대해서는
각 분야 전문가가 좀 더 구체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 타임지는 지난 1000년 동안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로 칭기즈 칸을 선정했다.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몽골제국이란 나라를 세웠고
동 · 서양의 문화를 활발하게 교류시켰다는 것이다.
몽골과 칭기즈 칸의 역사는 남의 역사가 아니다.
고구려와 몽골은 고대의 건국신화부터 시작되는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몽골의 대원제국 쿠빌라이 칸이 사돈의 나라, 형제의 나라라고 했을 뿐 아니라
현재에도 이미 경제적, 문화적으로 폭넓은 연대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제는 이를 기반으로 21세기 동북아질서의 새로운 비전으로
남-북-몽골 간 3자연방공화국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경계해야 할 것은 ‘만주도 연해주도 우리 땅’이라는 식으로,
경제적 문화적 연대를 넘어서 국경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수주의적, 감상적 민족주의로 비판받을 만한 것일 뿐 아니라 근대 이후 형성된
국제관계 질서에 혼란을 가져오는 것으로 세계인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도 없다.
우리의 새로운 역사 인식과 미래 비전은 국수주의나 패권적 민족주의가 아닌
공존공영의 자유주의적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객관적인 역사적 진실과 근대적 합리주의에 의거할 때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그래야만 패권적 민족주의의 표출인 동북공정을 극복하고,
나아가 21세기 세계의 새로운 문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 구해우 미래재단 상임이사, haewookoo@hanmail.net
- 2008.11.01 통권 590호(p5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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