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주짱의 하늘꿈 역사방

[간도 오딧세이]

[간도 오딧세이] 5. 간도는 청의 통치영역이 아니었다

Gijuzzang Dream 2008. 3. 10. 22:41

 

 

 

 

 

[간도오딧세이] 간도는 청의 통치영역이 아니었다

 


 

2004년 중국에서 흥미로운 책이 한 권 발간됐다.

중국 문물출판사가 펴낸 ‘미국 국회도서관 소장 중문고지도 서록’이라는 자료집이다.

중국이 자신들의 영역을 표시한 고지도를 미국 국회도서관에서 애써 찾아 묶은 것이다.

이 자료집에 나타난 지도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황조직성지여전도(皇朝直省地輿全圖)다.

명칭이 이야기해 주는 것처럼 청나라 황제가 관할하는 지역을 나타낸 지도다.

이 지도는 19세기 말 프랑스 스타니스라스 신부가 만들었다.

청나라의 강역을 표시한 전체 지도 중 조선의 영역을 살펴보면,

지금의 지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오른쪽 지도 끝 조선의 경계선이 북쪽으로 곧장 뻗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이 경계선이 압록강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조선과 청의 경계선은 유조변”


이 경계선은 압록강 너머 책문과 봉황성 등을 연결하는 유조변(柳條邊, 버드나무 울타리)의 선이다.

지도 속 검은 부분에는 세로로 성경(盛京)이라고 적혀 있고,

오른쪽 끝 흰 부분은 분명히 조선이라고 적혀 있다.

성경이란 지금의 심양(瀋陽)을 일컫는 말이다.

만주족이 베이징으로 들어가기 전 자신들이 중심지로 삼았던 곳이다.

이 지도대로라면 유조변이 조선과 청의 경계선이 되는 셈이다.

 

지도의 이름이 청나라 황제의 관할지역을 뜻하는 것인데, 황제가 다스리는 경계선은 유조변에 머물러 있고 그 밖은 황제의 땅이 아닌 조선의 땅으로 표시된 것이다.  

유조변 동쪽 밖은 무인지대(봉금지대)다.

이 무인지대를 조선 땅으로 인정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책을 펴낸 중국 이효총(李孝聰) 교수는 이 지도에 대한 해설에서 이 지도가 18세기 초 강희제 당시의 실측지도를 기초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도는 미국 국회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중요한 자료인데다, 중국이 이를 찾아 실을 만큼 중요한 사료임에 틀림없다.

 

이 중국 고지도 자체가 간도를 조선의 영역으로 표시하고 있다.

당시 청이 무인지대를 확고한 자신의 땅이라고 여겼다면

이렇게 황제의 강역에 금을 그어놓고 그 밖의 땅은 조선 땅이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국경을 넓히려고 애썼던 청 강희제 시기에 실측한 지도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유조변 밖의 땅은 자신들의 땅이 아니라는 국경 관념이 있었기에

이런 지도를 만들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애써 미국의 국회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아

중국 고지도라고 싣는 ‘친절한 봉사’까지 한 것을 보면,

스스로 간도가 자신들의 땅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옛날부터 지금까지 줄곧 주장해온 ‘간도는 청나라 땅’이라는 말은 근거 없는 메아리가 될 뿐이다.

 


미국 국회도서관에 소장된 중요자료


이렇듯 중국의 입장에서 만든 서양 고지도조차 간도를 조선의 땅으로 여겼다.

우리나라에서 간도를 연구하거나 영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은

유럽의 골동품 가게에서 서양 고지도를 사가지고 온다.

간도가 조선의 땅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 자료기 때문이다.

조선의 고지도만 보고 우리 땅은 압록강과 두만강까지야라고 주장하는 것은

당시 조선·청의 관계를 포괄적으로 보지 못하고, 좁게 보는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다.
- 2008 03/25   뉴스메이커 767호, 윤호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