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시 관내 옛 태인현(泰仁縣) 지역
무성서원(武城書院)의 원로인 시산(詩山) 김환재(金煥在)와 전라북도 금석문연구회 회장 김진돈,
태산선비문화사료관 관장 안성렬 등의 자문, 도움을 받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08년 11월 10일-14일까지
조선시대 전라도 태인현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을 조사하였다.
집중 조사한 곳은 정읍시 칠보면 원촌리(院村里)와 시산리(詩山里)에 걸친 마을인데
이곳은 흔히 고현내(古縣內), 고현동(古 縣洞)으로 불리는 곳이다.
고현(古縣)이란 이곳이 백제 때 대시산군(大尸山郡)과
이를 계승한 통일신라시대 태산군(太山郡, 또는 泰山郡)의 관아(官衙)가 있었던 데서,
원촌(院村)은 이 마을에 무성서원이 있음에서 생긴 지명이다.
시산(詩山)은 이 마을에 있는 작은 산인
시산(尸山 : 시체가 마치 누워있는 듯한 모습이라는데서 붙여진 이름)을 아화(雅化)시킨 이름이자
태산의 별호이다.
태인(泰仁)이란 이름은 태산군과 이웃 인의현(仁義縣)이 태종 9년(1409) 통합되면서 생겼으며
그 관아는 현재 태인면 태창리에 있었다.
고현내 또는 고현동에서는 무성서원(武城書院), 용계서원(龍溪書院), 태산선비문화사료관,
필양사(泌陽祠), 성황산의 송정(松亭) · 시산사(詩山祠) · 후송정(後松亭),
정극인(丁克仁)묘소 및 집터로 추정되는 곳, 고현동 향약(보물 1181호)을 보관하는 동각(洞閣),
도봉사(道峯祠), 유상대(流觴臺) 등을 조사하였다.
무성서원(사적 166호) 강당(가운데)/ 사당(태산사)
강당에 걸린 무성서원 편액
이 가운데 무성서원은 고종 5년(1868) 전국의 서원을 정리할 때 남긴 47곳 가운데 하나.
그 가운데에서도 전북 유일의 서원이다.
이곳의 사당 태산사(泰山祠)의 주벽은 최치원(崔致遠)이며 종향은 신잠(申潛), 정극인 등 7현인데,
최치원은 태산군 군수 때, 신잠은 태인현 현감 때 선정과 함께 유학을 진작시킨 공로로 제향되고 있다.
정극인은 고현동에 살며 한글가사의 효시라고 하는 '상춘곡(賞春曲)'을 지었는데
이 문학의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 지역에 전승되고 있다.
원촌마을(무성리) 입구에는 ‘상춘곡’을 지은 정극인의 '불우헌 시가비'가 있으며,
'태산선비문화사료관'은 최치원 이래 형성된 이 지역의 문학과 유교문화,
조선시대 대표적인 민간도서 출판물인 소위 '태인 방각본(坊刻本)', 항일의병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 정극인은 성종 6년(1475)에 '동중향음주(洞中鄕飮酒)'라는 친목계를 만들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악으로서 최근까지도 계승되고 있는 '고현동 향약'의 발판이 되었다.
도봉사에는 김회련(金懷鍊)에게 내린 조선개국 원종공신녹권(보물 437호) 등의 문서가 보관되어 있다.
유상대는 최치원이 고을의 선비들과 함께 유상곡수의 아회(雅會)를 즐길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그 유허(遺墟)를 노래한 시액(詩額)들이 걸린 감운정(感雲亭)과 몇 개 돌 등만이
자취를 전하고 있었다.
태인면 태창리에서는 태인현 관아의 동헌인 청녕헌(淸寧軒), 향교,
성황사(城隍祠)의 성황신앙(申潛 부부상이라고 하며 현재는 태인면사무소에 전시되어 있음),
호남제일루란 현액이 걸린 피향정(披香亭, 보물 289호),
시사(詩社) 장소인 읍원정(읍遠亭), 신잠 등의 선정비, 이로비(移老碑) 등을 조사하였다.
정읍시 북면 보림리에서는 전라도 유학의 중시조라 일컬어지는 이항(李恒)선생의 묘소와
그를 제향하는 남고서원(南皐書院)을 조사하였는데
이항선생의 묘비 글씨를 쓴 이는 중종의 사위이자 필원(筆苑)에 든 송인(宋寅)이다.
- 국립중앙박물관 역사부, 조원교
- 박물관신문, 449호, 2009년 1월1일
무성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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