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 조선시대 동물을 만나다
[국립광주박물관] 조선시대 동물을 만나다
- 박물관에서 만나는 동물 이야기 -
2011년 8월2일 - 11월20일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 영모화조화(翎毛花鳥畵: 짐승과 새, 꽃을 소재로 한 그림)를
한데 모은 <조선시대 동물을 만나다> 테마전시를 기획하였다.
조선시대 작가들의 동물 그림을 통해서 조선시대 영모화의 시기별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우도, 김식(1579-1662)
傳 김식(1579-1662) 필, 여뀌와 물총새
우리 선조들이 일찍부터 많이 그렸던 동물은 소와 말이다.
왜 그럴까? 이것은 소와 말이 농경(農耕)과 교통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생긴 사람과의 친밀성에서
그 이유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작품 중에서는 김식(金埴, 1579~1662)의 소 그림과 윤두서(尹斗緖, 1668~1715)의 말 그림이 대표적이다.
작자미상, 팔준도
요즘 애완동물로 인기가 있는 개와 고양이도 조선시대에는 그림 소재로 많이 등장하였다.
특히 고양이는 70세 노인을 뜻하는 ‘모’와 음이 같아 장수의 의미로 당시 선호된 그림이며
조선 중기 문인화가인 조지운(趙之耘, 1637~?)의 작품이 전시된다.
개는 벽사(辟邪)의 상징으로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부터 조선 말기까지 빈번하게 등장한 소재로
조석진(趙錫晉, 1853~1920)의 작품이 이를 잘 증명해 준다.
특히 조석진의 스승격인 조선 말기 직업화가인 장승업(張承業, 1843~1897)의 십곡병풍은
다양한 동물이 한데 어우러진 대작이다.
장승업 필 십곡병풍
이와 함께 길조(吉鳥)로 널리 알려진 까치그림도 등장한다.
까치는 조선 후기 화원인 유숙(劉淑, 1827~1873)이 그린 까치를 들 수 있는데,
오래 전부터 기쁜 소식을 전하는 전달자로 인식되어
사대부 화가나 도화서의 화원들에 의해 자주 그려진 소재이다.
또 허백련(許百鍊, 1891~1977)이 그린 팔가조는
새끼가 나이든 어미에게 모이를 물어다주는 습성을 비추어 효도를 상징하는 새로서 널리 그려졌다.
이 밖에도 원숭이, 두꺼비, 다람쥐, 상상의 동물인 용 등을 소재로 한 그림들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 늘 동반자로 여겨온 여러 동물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뜻 깊은 전시이다.
傳 공재 윤두서 다람쥐 (전남대학교 박물관 소장)
작자미상 쌍구도 (전남대박물관 소장)
의재 허백련 화조도 (광주 시립미술관 소장)
■조선시대 동물그림 영모화
조선초기(1392-1550)의 동물그림은
큰 경치에 정교한 필법과 화려한 채색이 짙은 직업화가들의 그림과
자그마한 경치에 간결한 구도와 수묵을 위주로 한 선비 화가들의 그림으로 구분된다.
대표 화가는 신사임당 (1504- 1551)과
따뜻하고 동화적인 분위기의 개 그림을 잘 그린 이암(1507-1566)을 들 수 있다.
조선 중기(1550-1700)에는 기존의 수묵 화풍과 함께
먹의 농담 대조가 강하고 거친 필선을 특징으로 하는 절파계화풍을 새롭게 받아들였다.
여기에 우리 고유의 감성이 더해진 동물 그림이 완성되었으며,
네 계절마다 각기 다른 새를 등장시킨 사계영모도가 크게 유행했다.
대표 화가는 김시(1524-1593)와 그의 손자 김식(1579-1662),
이경윤(1545-1611), 이영윤(1561-?) 형제, 이징(1581- ?), 조속(1595-1668) 등이 있다.
조선후기 (1700-1850)에는 진경산수와 서양화법의 영향으로
관찰과 사생을 바탕으로 한 사실적인 동물 그림들이 그려졌다.
또한 여러가지 동물을 잘 그려 이름을 얻은 화가들이 다수 배출되었다.
대표적으로 윤두서(1668-1715)의 말, 김두량(1696-1763)의 개,
최북(1712-1786)의 메추라기, 김홍도(1745-1806 이후)의 호랑이,
정홍래(1720-1791이후)의 매, 변상벽(1730-?)의 닭과 고양이 등이 있다.
- 김새롬,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실
-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 뉴스 Vol. 480 (20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