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 떠나고(답사)

홍지문과 탕춘대성

Gijuzzang Dream 2011. 5. 27. 23:12

 

 

 

 

 

 홍지문과 탕춘대성

 

한양 도성과 북한산성 연결하는 관문

 

홍지문(한북문)

 

1970년대 중반까지 홍은동 문화촌에서 상명대학교 앞길로 통학하던 기억이 있는 사람은

지금 홍지문과 주변 성곽의 모습을 보면 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예전 지금의 홍지문 옆 천변에서는 부처님을 바위에 조각한 보도각백불 외에는

이렇다할 유적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홍지문 앞 유적 안내판에는 홍지문을 1977년에 다시 지었다고 적혀 있다.

다시 지은 것은 홍지문(弘智門)뿐만 아니라 탕춘대성(蕩春臺城)도 있다.

탕춘대성? 무슨 성 이름이 탕춘대성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의문을 가지고 고지도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고지도 어디에도 탕춘대성은 고사하고 홍지문이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점점 더 뜨악해진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둘 다 도성 밖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탕춘대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개설적인 내용을 확인해본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 33호, 시대 : 1719년(숙종 45년), 종로구 홍지동 산4번지.

 

탕춘대성은 숙종 45년(1719)에 쌓은 것으로, 한양의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여 세운 성이다.

도성과 북한산성 사이 사각지대인 지형에 맞게 두 성 사이를 이어 성벽을 만든

일종의 관문성(關門城) 성격을 지녔다.

성곽 둘레는 약4km로서, 성 안에 연무장(鍊武場)인 연융대(鍊戎臺)를 만들고 군량창고 등을 갖추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속에서 서울이 함락되며 갖은 고초를 겪은 조선왕조는

전쟁이 끝난 후 국방은 물론 유사시에 수도를 방위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하였다.

효종 · 현종을 거쳐 숙종 때에 이르러서는 기존의 도성을 새로 개축하거나 새로운 성곽을 만들었다.

숙종 30년(1704) 3월부터 6년간 도성 수축공사를 하였고, 37년(1711)에는 북한산성을 축성하였으며,

44년(1718)에 다시 탕춘대성을 축조하게 되었다.

물론 탕춘대성은 완성이 안 되고 인왕산 도성부터 북한산 비봉 아래까지 성벽이 연결되어 있다.

성의 이름은 연산군 때 세검정 동편 봉우리에 탕춘대(현 세검정초등학교 부근)를 쌓고

연회를 베풀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홍지문과 오간수대문에 이어진 탕춘대 성벽

 

 

탕춘대성의 정문이라 할 수 있는 홍지문은 홍예 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짜리 문루를 지었는데,

대개의 성문처럼 우진각지붕이다.

그 옆으로 이어진 수문인 오간수대문은 홍예 5칸을 틀어 수구(水口)로 썼다.

 

홍지문은 한양의 북쪽에 있는 문이라는 뜻으로 한북문(漢北門)으로도 불렀으며,

탕춘대성은 한양의 서쪽에 있다고 하여 서성(西城)이라고도 하였다.

1921년 홍수로 인해 홍지문과 오간수대문은 무너졌으나 1977년 탕춘대성과 함께 다시 지어졌던 것이다.

 

조선시대 고지도에는 탕춘대성과 홍지문은 보이지 않는다. 서성과 한북문만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서성은 1718년 북한산 비봉 옆 수리봉에서 인왕산의 도성 성벽까지 쌓은 성이고

탕춘대성은 그 서성 내 세검정 일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서성이 옳다고 할 수 있다.

고지도에는 서성이라고만 되어 있고 『동국여지비고』 등 기록에는 탕춘대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동국여지비고에 이 성을 쌓을 때 좌정승 이유(李濡)가 감독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당시 이유(李濡)는 영중추부사(정1품)의 직책을 가지고 있어서

좌정승, 즉 좌의정이라고 기록한 것은 틀렸다는 것이고,

두 번째 홍지문의 경우 홍지문의 현판을 숙종이 직접 써서 걸어놨다고 하면

지도의 표기는 의당 홍지문이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조선시대 고지도에는 한결같이 한북문으로 표기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1921년 대홍수에 의해 한북문이 무너졌는데도

1936년 일제가 간행한 대경성전도에는 한북문이 표기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1936년 이후 1970년까지 지도에는 간혹 탕춘대 성벽은 남아 있어도

한북문은 표기도 안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취를 감추었다.

 

탕춘대 성벽(좌), 홍지문과 연결된 오간대수문(우)

 

홍지문은 3호선 경복궁역이나 5호선 광화문역 KT광화문지사 빌딩 앞에서

상명대학교와 홍지문 방향 버스를 타고 가면 도로변에 있어서 찾기가 쉬운데

탕춘대 성벽은 홍지문 옆 오간대수문으로부터 산 정상까지 길게 이어져 있어

홍지문에서 바로 올라가는 것은 곤란하다.

길이 없기 때문으로 답사를 하기 위해서는 상명대학교 입구로 가야 한다.

두 가지 길이 있는데 첫 번째 길은 상명대 입구의 홍지동 이광수가옥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등록문화재 제67호인 춘원 이광수 가옥 방향 길은

초반부터 가파른 고개를 올라가는 것으로 대략 15분 정도 가면 탕춘대성 토루(土壘)에 도달한다.

두 번째 길은 상명대 정문까지 마을버스나 지선버스를 타고 올라가서

상명대 구내 소프트웨어대학관과 학생회관 사이의 길로 약 5분간 오르면 바로 탕춘대성 토루에 도달한다.

 

홍지문과 문 주변 성곽을 보려고 한다면 첫 번째 길로 올라가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

 

홍지문을 지을 당시 현판은 숙종이 직접 썼다고 하지만,

현재의 홍지문 현판은 1977년 복원 때 대통령이 썼다고 한다.

최근에 복원한 광화문 현판은 옛 광화문 글씨를 복원해서 걸었다고 하니

홍지문도 이를 준용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 홍지문과 탕춘대성 찾아가는 길

홍지문과 탕춘대성 찾아가는 길

 

- 사종민(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문화관장)

-  2011.04.14 하이서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