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굿, 푸진 굿판을 찾아 : 임실 필봉풍물굿
정월대보름날
팽팽한 현실과 견고한 마음의 문을 밀어내고 여유 속으로 걸어 들어가
짜릿한 해방감으로 쉬었다 왔습니다.
전북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
각 마을에서 안녕과 화합을 바라며 마을 공동의 염원을 담아 굿판을 벌이는 풍물굿.
정월대보름굿이 임실의 조그마한 산골 필봉에서
푸진 굿판 한마당을 열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 11-마호로 지정된 [호남좌도 임실필봉농악]
1920년대 유명한 상쇠 박학삼을 이 마을로 초대하면서부터
수준높은 풍물굿으로 발전하 였으며, 송주호를 거쳐
필봉마을출신 양순용으로 하여금 필봉굿을 정리하고
그 체 계를 완전하게 복원하였는데,
그의 아들 양진성이 그 대물림을 하고 있습니다.
필봉에는 필봉풍물굿 전수관이 있어
전국 약 4만여 명의 풍물동호인 대학생과 일반에게 전수되고 있습니다.
상쇠 양진성입니다.
풍물패의 구성은
농기, 영기, 대포수, 창부, 조리중, 양반, 무동, 농구, 화동, 각시
그리고 꽹과리, 장고, 징, 북, 소고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작 처음부터 끝까지 장고와 함께하던 눈푸른 이방인도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 살며 오랫동안 풍물을 지켜온
하회탈 닮은 정겨운 할아버지도 보입니다.
"저 당산나무 앞에서 함부로 오래 살았다 하지 말자"
당산나무에서 당산굿을 치고,
마을의 큰샘(공동우물)에 가서 샘물굿을 치고,
마당밟기를 시작하는데, 집집마다 찾아들어 집들이 굿을 칩니다.
각 가정의 대문에 도착하면
'쥔쥔 문여소'라는 문굿을 치며 삼진삼퇴를 하면 집주인은 문을 열어줍니다.
이어 마당에 들어가서 마당굿을 치는데,
집주인은 준비한 술과 음식을 준비하고,
굿패는 "김난다 김난다 두부국에 김난다"라는 덕담과 함께
술굿을 치고나서 음식을 먹습니다.
음식을 먹은 뒤에는 상쇠가 참굿가락을 치면 굿이 다시 시작되고
부엌에 들어가 조왕굿을 칩니다.
조왕굿을 할 때 성주풀이 등의 소리도 곁들여지며
이때 따라 다니는 구경꾼도 함께 어우러져 소리도 하고 춤을 춥니다.
각 가정의 마당밟기가 끝나면
그 마을에서 가장 큰 마당을 선정하여 굿판을 벌이는데
이 굿을 '정월대보름판굿'이라고 합니다.
필봉풍물 판굿은
내고, 달고, 맺고, 푸는 4단계 형식을 뚜렷하게 나타내는데,
우도 풍물굿과 비교하여
가락이 투박하며 대박에 충실하고, 힘차고 꿋꿋함이 돋보이며,
가락이 전체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특징을 보입니다.
뒷굿은
풍물굿의 극적 연행형태를 잘 보여주며
놀이성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마지막으로 달집태우기를 하며, 소원을 빕니다.
누군가 "로∼또"하고 소리쳤습니다.
2003.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