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 수석동
“걷는 사람들 천국, 수석동을 아시나요?” | ||||||||||||||||||||||||||||
한강흐름을 바꾼 땅, 질펀한 음기 흐르는 '음부 약수터'도 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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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취미는 걷는 것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걷는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두바이 취재를 하러 가서도 무작정 걸었다. 걸으면 행복해진다. 그 나라는 뜨거운 중동 지역이다. 아부다비 해안가, 걷기 전용도로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아부다비, 그 열사의 해안가에서도 땀을 흘리며 걷는 것으로 행복을 낚아왔다.
그런데 경기도 남양주시와 구리시가 만들어 놓은 한강 가의 걷는 전용도로는 아부다비 해안가만큼 걷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하다. 수석동 일대의 한강 가는 4계절 언제나 전천후로 걸을 수 있어 좋다. 그래서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
수석동 걷기 전용도로 명소되다 !
경기도 남양주시 수석동은 한마디로 기(氣)가 센 땅이다.
북한강 남한강이 만나 한강을 이루고, 그 강이 수석동 앞에서 니은자(ㄴ)로 꺾인다. 수기(水氣)에 맞선 지기(地氣)가 얼마나 세면 한강의 흐름이 바뀌었겠는가. 수석동에서 꺾인 한강 줄기는 서울의 한 중심을 궤적하며, 서해로 흘러간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선조들은 수석동 일대에서 생존 터를 마련해왔다. 그 건너편이 서울시 강동구 강일동이고, 고대 선사마을이 있었던 암사동도 지척이다.
구리시와 남양주시가 만나는 지점에 한강과 왕숙천이 만난다. 의정부에서 흘러온 왕숙천이 한강과 만나 두물머리를 만들었다.
구리시는 워커힐호텔에서 가까운 한강 가에 공원을 만들었다. 해마다 가을이면 코스모스 축제를 벌여, 그 축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구리시는 많은 예산을 투입, 한강 가에 걷기 전용 도로를 만들었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천국의 거리(?)로 만든 것이다. 도로는 쿠션이 가미된 포장길이다. 또한 밤중에 마음 놓고 걷도록 가로등도 설치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는 이들이 날로 늘어나 걷는 도로 명소가 됐다.
남양주시도 구리시에 질 새라 수석동 일대 한강 가를 정비하고 있다. 이미 한강 가 도로를 걷기 전용도로로 포장했고, 가로등도 설치했다. 그뿐 아니라 시의 지원으로 수석동 풍속마을의 업소 간판들을 모두 통일, 예쁘게 장식했다. 그런가하면 수석동에서 삼패동 쪽으로 연결되는 한강가 도로도 착공, 곧 완공한다.
구리시에서 남양주시로 연결되는 한강 가가 두 시의 배려로 걷는 거리 명소로 태어난 것. 30년간 걷기만 했다는 원공스님도 이 한강 가 거리를 걸어본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걷는 맛이 새록새록함을 느낄 것이기 때문에.
서울 광나루 전철역에서 3번 출구로 나오면 버스 정류소가 있고, 그곳에서 112-3번 버스를 타면 수석동까지 15여분 걸려 서울 사람들도 쉽게 올 수 있다.
엄청 지기(地氣) 강한 수석동은 일찍감치 음식촌(풍속마을)으로 자리를 잡았다. 50여 군데 달하는 음식점들은 각자 맛 자랑을 뽐낸다. 각 음식점 마다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 마을엔 한정식으로 유명한 초대, 라이브 카페로 이름난 토방, 민물 매운탕으로 경지에 오른 은행나무집 등등의 유명 업소가 즐비하다.
女음부를 꼭 빼닮은 수석동 약수터
토방 앞에서 한강을 바라다보면 한강 한 가운데 자그마한 섬 하나가 보인다. 한강에 홍수가 나서 범람해도 그 섬을 어쩌지 못한다. 돌섬인지, 물 흐름의 조화인지는 몰라도 그 섬은 언제나 제 모습을 지킨다. 자연의 신비가 깃든 곳이다. 철새들이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수석동의 동쪽 옆 산은 산등성이를 따라 산책로가 있다. 기가 센 곳이다. 이 야산에 가면, 팔당대교와 건설 중인 남양주대교가 가까이 보인다.
한강 쪽으로 확 트인 경관이 아름답다. 이 야산의 강안(江岸)에는 돌 틈바구니에서 물이 나오는 약수터 하나가 있다. 물이 돌을 통과하려면 400년이 소요된다는데, 약수터에서 지금 떠 마시는 물이 400년 전 것이라 생각하면 물맛이 새로워진다.
팔당대교 쪽에서 흘러나오는 거센 물줄기는 수석동 산언덕에 부딪치고 또 부딪친다. 마치 신혼방의 남녀처럼 황홀한 접전을 이루는 성스러운 장소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약수터 모습은 여성의 음부를 닮았다. 한강의 물줄기를 바꾸는 강하고도 강한 기가 흐르는 장소로서, 강한 음기가 서려있는 모양이다. 물 한 모금에도 온몸이 음기에 취하는 느낌이 온다. 약수터는 영락없이 여성의 음부를 꼭 빼닮았다. 아무리 쳐다봐도 성희롱으로 걸리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이니까.
하지만, 하이킹을 좋아하는 이들은 이 한강 가 걷기 전용거리를 걷다보면 이 같은 묘경(妙景)도 공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오늘도 걸을 수 있어 행복 합니다“
한강은 모든 걷는 이들에게 영감(靈感)을 준다.
쉬지 않고 흐르는 새벽의 한강과 석양의 한강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모든 걷는 이들이 쳐다보는 한강은 언제나 새물이다. 과거의 물은 바라 볼 수가 없다.
추운 겨울, 한강 강안 살얼음판 위에 앉아있는 철새들이 웅크린 모양으로 흘러가는 새물을 바라보는 풍광이 정겹다.
한강은 여러모로 위대한 강이다.
오늘도 그 위대한 강가를 하염없이 거닐 수 있어 행복합니다. - 문일석기자, 2008/01/20 moonilsu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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